내용요약 리딩뱅크 지위 탈환과 비금융 성과로 연임 가능성 높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금융지주 회장 숏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한금융그룹 회장 자리를 놓고 조용병 현 회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다시 맞붙게 됐다. 법적 리스크가 있음에도 조용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이 점쳐진다.

5일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P자산운용 사장 등 5명을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회추위 결정에 앞서 신한금융에 법률 리스크 우려를 공식 전달하며 조 회장 임명에 우려를 표명했다.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 채용 비리 혐의로 1심 재판을 앞두고 있어서다. 다만 관치 논란을 의식해 최종적으로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조 회장은 “회추위 결정에 따를 것이며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고 준비하겠다”며 연임 도전 의사를 재확인했다.

신한금융 회장직을 연임하고 내년 1월 1심 재판 결과가 나오면 그 때가서 거취를 생각해보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 내부 규정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결격사유는 아니다. 유죄가 선고돼도 법정 구속만 아니면 확정판결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금감원이 법적 리스크를 언급하긴 했지만 신한금융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 회장이 연임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이 취임 이후 3년간 뛰어난 경영실적을 거뒀다”며 “인수합병(M&A) 성과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96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2%(2379억원) 증가했다. 2위인 KB금융(2조7777억원)과 1000억원 가량 차이가 있고, 올해도 신한금융이 전년에 이어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연임에 힘을 싣고 있다. 조 회장이 지난해 KB금융과의 경쟁을 통해 쟁취한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1월 잔여 지분 인수 완료 시 신한생명과의 합병 절차가 진행돼 총 자산 60조원이 넘는 거대 생명보험사로 거듭나게 된다.

조 회장은 오렌지라이프뿐만 아니라 호주계 은행인 ANZ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 인수를 비롯해 베트남 푸르덴셜소비사금융(PVFIX), 아키펠라고자산운용, 아시아신탁 등을 매입하며 비금융 분야 성과를 거뒀다.

조 회장은 경쟁자로 거론되는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의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게 분석된다.

조 회장은 위 전 은행장과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승리했다.

지난 2015년 전임자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공석이 된 신한은행장 자리를 두고 경쟁해 유력 후보였던 위성호 전 은행장을 물리치고 조 회장이 승리했다.

지난 2017년에는 신한금융 회장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였지만 위 전 은행장이 회추위 최종 면접까지 갔다가 사퇴해 조 회장이 역시 회장직을 거머쥐었다.

위 전 은행장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전달했다는 ‘남산 3억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었지만 지난 6월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법적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이 연임이 유력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취업 청탁 관련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라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13일 개최될 회추위에서 5명의 후보에 대한 최종면접을 실시하고 회장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3일 회장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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