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가 오는 6일 리뉴얼해 출시하는 브랜드 '진한처럼'./롯데주류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롯데주류가 소주 고도주 브랜드를 새단장하고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의 새 광고모델로 전지현을 다시 발탁해 2019년의 부진을 만회하려 한다.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 소비자에게 뚜렷한 인상을 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류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롯데주류의 각 브랜드가 유흥채널에서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하이트진로의 경쟁 브랜드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에선 롯데주류가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보다 강한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흥채널은 일반 음식점, 술집 등을 일컫는 말인데 주류업계에선 가정채널, 유흥채널로 구분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기존의 고도주 브랜드를 ‘진한처럼’으로 리뉴얼해 판매키로 했다. 기존의 고도주 브랜드 ‘처음처럼 진한’과 ‘처음처럼 25’은 진한처럼으로 합쳐진다. ‘처음처럼’의 도수를 16.9도로 낮추면서 소주시장의 저도화 트렌드를 따르는 한편 고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골고루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지난달 배우 전지현을 다시 ‘클라우드’ 맥주의 광고 모델로 발탁해 새로운 TV CF를 공개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그동안 고도주 브랜드에도 ‘처음처럼’이란 이름을 사용해왔지만 순한 소주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고도주와 맞지 않았다”라며 “고도주 이미지에 맞게 브랜드를 통합·리뉴얼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주 저도화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았지만 고도주를 선호하는 수요는 일정 수준 이상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들은 공략해 소주 수요 공략을 다각화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롯데주류가 배우 전지현과 함께 지난달 공개한 클라우드의 TV CF./롯데주류 제공

클라우드 초대 모델 전지현을 재발탁한 것에 대해서도 “초대 광고모델과 재결합한 만큼 클라우드 출시 초반에 내세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리려 했다”면서 “TV CF를 시작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롯데주류의 움직임이 일본 불매운동으로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유의미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롯데주류가 앞으로 더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3월과 4월 ‘테라’와 ‘진로이즈백’을 출시하고 승승장구해 시장점유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획기적인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진한처럼 이전의 브랜드도 유흥채널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안다”라며 “음식점 등 유흥채널에서 롯데주류의 고도주 브랜드를 찾기 어려운 만큼 롯데주류도 부진한 브랜드를 통합해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해 상황을 극복하려 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클라우드의 모델로 전지현을 다시 불러들였지만 모든 마케팅이 매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향후 결과는 지켜봐야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주류는 지난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19.2%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05억원, 누적 영업손실 322억원을 기록해 크게 부진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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