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투싼, 스포티지, 코란도가 대표적... 셀토스, 티볼리, 팰리세이드, G4렉스턴 등 인기몰이에
올해 SUV시장에서의 특징은 준중형SUV인 C세그먼트 차량의 부진이다. 사진 왼쪽부터 코란도, 투싼, 스포티지. 사진=각사 취합

[한스경제=조윤성 기자] 과거 쌍용자동차 하면 떠오른 차량이 ‘코란도(KORANDO)'인 시절이 있었다. 자동차 브랜드 중 코란도는 장수브랜드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50년이라는 세월동안 국내 시장에서 판매돼 왔다. 코란도의 존재감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시장에서 굉장히 높다 할 수 있다.

존재감과 더불어 코란도는 쌍용차의 역사 속에서 고비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마힌드라로 인수된 쌍용차가 다시 시장에서 회생할 수 있었던 것도 코란도C 덕분이었다. 티볼리는 코란도C의 성공에 힘입어 야심작으로 준비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코란도C가 속해 있는 C세그먼트 차량의 존재감은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 등으로 이어져 젊은 층으로부터 각광을 받아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을 받아온 폭스바겐의 티구안을 비롯해 닛산 캐시카이 등이 경쟁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각광을 받아오던 C세그먼트가 올해 유독 부진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B세그먼트인 소형SUV시장이나 대형SUV시장으로 양극화되면서 틈새시장에서 자동차 메이커들의 짭잘한 수익원이 사라진 셈이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은 소형SUV시장에 몰리고 있고 대형세단이나 중형SUV를 맛본 소비자들은 대형SUV에 몰리는 양상이다.

예를 들어 쌍용차를 살펴보면 상하이자동차에서 마힌드라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쌍용차의 부활의 신호탄으로 자리매김한 티볼리와 G4렉스턴 등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로 올라섰다. 이런 경향은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최근 만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SUV시장은 소형과 대형으로 확연히 구분되면서 준중형SUV로 분류되는 C세그먼트 차량이 소비자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양상이다”라며 “판매활성화를 위해 C세그먼트의 발빠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푸념했다.

소형 SUV 판매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17만9403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34.3% 뛰었다. 이는 작년 연간(16만9346대)보다 많다. 2016년에 11만621대로 10만대를 넘었다.

소형 SUV는 올해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 등이 출시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셀토스는 지난 11월 판매가 6136대로 SUV 중에 싼타페(7001대) 다음으로 많았다. 올 들어 누적은 2만7200대다. 베뉴는 1977대 판매되며 11월까지 누적 1만3766대를 기록했다.

중형 및 준중형SUV인 싼타페와 투싼 등이 주춤하는 사이 소형SUV인 코나와 셀토스, 대형SUV인 팰리세이드가 질주하는 양상이다. 팰리세이드는 인기가 아직도 높아 출고까지 최장 8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주요차종별 출고시기. 그래픽=이석인 기자

소비의 양극화는 시장을 제때 읽지 못한 메이커들을 부진의 늪에 빠뜨렸다. 르노삼성차나 한국GM이 대표적이다. 노사분규가 가장 큰 문제이기도 했지만 이렇다 할 판매차종이 없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르노삼성차는 주요 차종을 르노그룹의 라인업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SM6와 QM6만 시장에 선보이며 이렇다 할 신차 없이 버텨내고 있다. 르노삼성은 내년에 그동안 수입해 일부조립 후 판매해 왔던 QM3를 이을 소형SUV에 XM3 투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크로스오버카인 XM3는 흡사 BMW의 쿠페형SUV인 X4와도 비슷하다. XM3가 출시되면 현대차 코나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GV80 / 제공=현대자동차

대형SUV시장에서는 이달 중순 이후 출시될 제네시스 GV80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로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국산차 시장은 GV80이 주도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최근 출시에 앞서 GV80을 살펴봤다는 자동차업계 한 인사는 ‘럭셔리의 극치’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이 관계자는 한 마디로 표현해 그동안 국내에 없었던 대형SUV임을 강조했다.
대기수요도 엄청 길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을 확대하더라도 기존 제네시스 G90, G80, G70에 이어 GV80까지 생산하게 되면 가뜩이나 생산적체에 허덕이고 있는 현대차 라인에 더욱 더 쏠림현상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해외에 생산체제를 가지지 않고 국내 울산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어 해외주문이 폭발하게 되면 국내수요를 제때에 맞추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올해 인기를 모은 대형SUV시장은 GV80은 소량으로 생산될 것으로 예상돼 팰리세이드, 모하비 등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쟁이 극대화되고 있는 시장에서 C세그먼트인 준중형SUV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옵션을 올리거나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 등의 노력보다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모델을 선보이는 게 중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물론 노력이 없지는 않다. 가솔린 엔진도 얹고 다양한 변신으로 고객에게 다가서지만 서로 바라보는 눈높이가 달라 업계도 뽀족한 방법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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