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양반김, 오징어버거, 진로이즈백 등 옛 감성과 새로움 접목한 뉴트로 인기
동원F&B는 지난 6일 1986년 출시 당시 디자인을 활용한 ‘양반김’ 패키지 상품을 리뉴얼해 출시했다./동원F&B 제공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식품업계의 2019년을 지배한 것은 ‘뉴트로 열풍’이었다. 오래전 단종했거나 디자인이 바뀐 제품 또는 브랜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이 상품들은 과거에 이미 큰 인기를 끌거나 꾸준히 사랑을 받았기에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각 업체의 매출에 적잖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세대들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복고풍 상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 6일 1986년 출시 당시 디자인을 활용한 ‘양반김’ 패키지 상품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양반김은 출시된 뒤 20여년 동안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한 브랜드다.

이번 양반김 패키지 디자인은 출시 당시 패키지에 사용했던 붓글씨 활자체와 전통 한국식 격자무늬를 다시 활용했다. 김으로 흰밥을 감싼 연출 사진도 당시와 동일한 구도로 삽입했다.

동원F&B는 지난 9월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한 TV CF를 공개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익숙한 광고모델과 1989년 당시 양반김 CF에 삽입된 CM송을 결합해 소자의 향수와 신선함을 동시에 공략한 것이다.

동원F&B 이외에도 오리온의 ‘찰 초코파이정(情)’, 롯데리아의 오징어버거와 라이스버거 등을 각각 출시했다. bhc에서 운영하는 음식점 브랜드 ‘큰맘할매순대국’은 지난 4월 80년대 포차감성을 되살리기 위해 ‘할매포차’ 4종을 출시했고, 하이트진로는 같은 시기에 과거 진로 소주를 리뉴얼한 ‘진로이즈백’을 출시했다.

이들이 현재 기록하고 있는 성적은 ‘A+’다. 옛것에 대한 향수와 새로움을 적절히 조합해 재해석한 상품들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달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한 진로이즈백./하이트진로 제공

진로이즈백은 대표적인 성공사례 중 하나다. 하이트진로가 앞서 출시한 테라와 함께 먼저 출시한 맥주 ‘테라’와 함께 국내 주류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진로이즈백의 지난달 26일 기준 누적판매 335만 상자, 1억53만병(360㎖ 병 기준)을 기록했다. 초당 5.4병 판매된 꼴로 월 평균 약 1436만병을 판매한 것과 같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는 단순히 뉴트로 트렌드를 쫓기 보다는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제품력과 완성도를 높이고 소비자 접점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을 했기 때문에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리아의 오징어버거는 지난 7월 재출시 2개월 만에 약 420만개가 팔렸고 라이스버거도 14일 재출시 후 일주일 만에 55개가 팔렸다.

이처럼 2019년 식품업계 전반에 뉴트로 열풍이 분 것은 각 업체가 재출시한 상품과 브랜드가 과거에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았거나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색다름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자집단으로 등장하면서 이들의 수요를 적절하게 공략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뉴트로 브랜드의 성공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수요를 공략할 방안으로 하나 둘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라며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소비시장이 위축되자 과거에 성공한 상품을 다시 꺼내든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뉴트로열풍이 연말까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당분간은 뉴트로 제품에 대한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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