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감쪽같은 그녀’(4일 개봉)는 70대 배우 나문희와 충무로의 떠오르는 10대 배우 김수안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들의 나이 차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할머니와 손녀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다. 마치 1990년대 영화를 보는 듯한 애틋한 감성으로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다만 억지스러운 감동과 작위적인 신파 설정이 이 영화의 흠으로 남는다.

‘감쪽같은 그녀’는 홀로 살아가는 말순(나문희) 앞에 정체 모를 손녀 공주(김수안)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부산의 산동네에 살고 있는 말순은 직접 만든 손수건을 팔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찾아오는 자식이 없는 독거노인으로 궁핍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손녀라며 들이닥친 손녀 공주와 갓난아이 진주. 말순은 당황하지만, 집을 나간 딸의 자식이 공주와 진주임을 알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두 사람을 받아준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 리뷰.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금방 철든 공주는 말순, 진주와 함께 살 수 있다면 무엇이든 다 하는 캐릭터다. 말순은 일찌감치 철이 든 공주가 안타깝다. 늙고 지친 말순은 손녀들을 위해 어떤 짓이든 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말순과 공주는 진주의 기저귀를 살 돈이 부족해 마트에서 훔치기까지 한다. 돈은 부족하지만 여느 가정 못지않게 화목하게 살아가는 두 사람의 애틋한 모습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감쪽같은 그녀’는 서로를 아끼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억지에 가까운 감동과 신파 설정을 여기저기 배치하며 감성 자극에 힘을 쏟는다.

어떻게든 관객을 울리려는 목표가 훤히 보이는 탓에 감동이 절감된다. 요즘 영화 같지 않은 올드한 연출과 촌스러운 전개가 몰입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물론 각박한 세상 속 서로를 아끼고 보살피는 할머니와 손녀의 따뜻한 이야기는 이 영화의 강점이다. 조손가정의 일상을 밝게 표현하며 웃음을 주기도 한다.

다소 부족한 스토리이지만 나문희의 꾸밈없는 연기가 영화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등장만으로도 페이소스(연민, 동정, 슬픔의 정감을 느끼게 하는 것)를 느끼게 한다. 특히 여느 평범한 할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일상 연기를 소화해 친밀감을 준다. 또 배우들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치매 연기를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표현한다.

김수안의 연기 역시 흠잡을 데가 없다. ‘부산행’(2016)으로 이미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린 김수안은 나이에 비해 너무 성숙한 공주 역에 완벽히 몰입된 연기를 보여준다. 어른보다 어른 같은 공주로 분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연출을 맡은 허인무 감독은 “조손가정 역시 가족 형태의 하나일 뿐이라고 보였으면 했다”라며 조손가정에 대한 편견을 깨는 영화임을 강조했다.

영화에는 천우희, 고규필, 최수영 등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천우희는 공주의 담임교사로 분해 곳곳의 장면에 등장한다. 사회복지사 동광(고규필)과 로맨스 연기를 한다. 또 영화의 마지막에는 소녀시대 출신 최수영이 등장해 유종의 미를 거둔다. 러닝타임 104분. 전체 관람가.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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