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금융, 오는 12일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KB금융지주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KB금융지주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섬에 따라 9일 주가는 2% 이상 올랐다.

KB금융지주는 오는 12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국내 은행 지주회사 중 최초다.

증권가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KB금융지주의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이 주주환원 차원은 물론 투자심리 환기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가능성도 높여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주주환원 정책이 금융지주사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 KB금융지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050원(2.23%) 오른 4만8050원에 마감됐다.

한국JP모간과 CS증권,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42만주 이상의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는 상승했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총 발행 주식수의 0.55%이며, 소각 예정일은 오는 12일이다.

소각 대상 자사주는 KB금융지주가 이미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2848만주 중 일부로, KB금융지주는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한 이래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약 1조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영업환경에서 은행의 성장성 한계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9월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 비율이 15% 이상이고, 보통주 자본 비율은 14%를 크게 상회하는 등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어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한 차원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호주, 대만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경우 자사주 소각이 일반화돼 있으나, 국내 은행 지주사 중엔 KB금융지주가 최초다.

업계에선 이번 KB금융지주의 자사주 소각을 계기로 주식시장에서 글로벌 금융회사 대비 현저하게 저평가받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하고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KB금융그룹이 선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18년 기준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미국이 100% 수준을 상회하고, 호주, 대만도 60~70% 수준에 달하는데 반해 국내 은행지주회사들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낮은 수준의 주주환원은 주식시장에서 한국 은행주들의 투자매력도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해 왔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업종 대표 종목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진정한 주주환원 정책 시행은 물론 투자심리 환기와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열어준 이벤트"라며 목표주가를 5만8000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은행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그는 이어 "잔여 자사주(6.3%)의 추가 소각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움츠렸던 자산 성장성도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자사주 소각 규모가 작아보일 수 있지만, 국내 은행주가 자기 주식을 소각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배당 외 주주환원정책 수단이 추가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자기주식 취득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타 은행주의 자기주식 소각도 예상해 볼 수 있다"며 "은행주 자본관리정책 및 주주가치 제고에 있어 의미가 큰 이벤트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B금융지주는 재무적 안정성 제고와 함께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비용을 안정화 함으로써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선제적이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동시에 견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활용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6.80포인트(0.33%) 오른 2088.65로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틀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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