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생명보험 키우고 싶은 KB금융, 푸르덴셜생명에 관심
푸르덴셜생명이 최근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푸르덴셜생명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인수·합병(M&A)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9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 푸르덴셜생명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다.

KDB산업은행이 KDB생명에 대한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고,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잠재적 매물이라 내년까지 생명보험사 매각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진출 29년째를 맞이한 푸르덴셜생명은 '알짜 보험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영업이익 1448억원으로 삼성생명(8261억원), 라이나생명(5286억원), 오렌지라이프(258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푸르덴셜생명의 매도 희망가는 2조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과 대형 사모펀드(PEF)들을 대상으로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

◆ 비은행부문으로 지주 경쟁력 높이고픈 KB금융

K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순이익 1조836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1조9144억원)와의 격차는 약 776억원이다.

KB국민은행이 1조30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신한은행(1조2818억원)을 앞섰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 덕에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켰다.

올 1월 자회사로 편입한 오렌지라이프는 1472억원의 순이익을 더해 신한금융에 힘을 실었다. 신한생명도 전년 동기 대비 11.43% 증가한 7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KB생명보험은 165억원의 순이익에 그쳤다. 전년 동기대비 52.78% 확대된 성적표지만 신한생명이나 오렌지라이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B금융 입장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리딩금융그룹 탈환에 탄력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주 말에 티저레터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인 인수 제안서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다각도로 생명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티저레터는 본격적인 인수 제안서를 제공하기 전, 매물로 나온 사실과 함께 매각 대상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적은 2~3쪽 분량의 제안서다.

올해 지주사로 재전환한 우리금융지주 역시 골드만삭스로부터 티저레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M&A 시장에 잠재적 매물로 꼽힌다. 중국 안방보험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 사업 정리를 위해 사전 작업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합병 후 통매각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9월 30일 KDB생명에 대한 매각공고를 냈다. 산은은 2010년 3월 KDB생명(구 금호생명)을 인수한 후 3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저입찰가액 하회 등의 이유로 적격 매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KDB생명은 지난해 흑자전환 후 올해도 흑자를 이어가고 있고, 지난 5월 무디스 신용등급이 Baa2(안정적)으로 상승하는 등 대외 신인도도 개선됐다.

그러나 금액이 매각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6500억원에 인수 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현재까지 약 1조2500억원을 투입했다. 최소 6000억원 이상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KDB생명의 가치는 5000억원 수준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은 2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갭'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에 이어 외국계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매각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라며 "비은행부문을 늘리고 싶어하는 KB금융이 보험업계 M&A 큰 손으로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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