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쉽지만 어려운 알쏭달쏭 부동산, '궁금하집'이 모두 알려드립니다. 사는(BUY) 것부터 사는(LIVING) 과정까지 모든 부동산 정보를 되짚어보는 코너입니다.

자동차 또는 의류를 구매하려할 때 보통 직접 시승을 해보거나 입어보고 결정을 한다. 주위의 추천만 가지고 사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집도 마찬가지다. 물은 잘 내려가는지는 물론이고 조망권, 교육·생활 등 주변 환경과 같은 여러 요인을 확인한 후 고심 끝에 구매를 결정한다. 다만 이것은 준공된 주택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공사가 끝나기 전이라면 견본주택을 통해 상품을 확인한다. 견본주택은 아파트 등을 분양할 때 구매자들에게 먼저 보일 목적으로 설계와 동일하게 재연해 놓은 가설건축물을 말한다. 우리에겐 '모델하우스'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 건물은 일반적으로 사업지 인근 조성된다. 이는 불문율이라면 불문율이다. 해당 아파트의 주요 수요층 거주 지역이 사업지 인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건설사들이 아파트가 올라가는 사업지 인근이 아닌 강남에 견본주택을 마련하는 경우가 느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6일 개관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견본주택의 경우 사업지는 영등포구 신길동이지만 견본주택은 강남구 신사동에 차렸다. 서대문구 홍은동에 조성되는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 역시 견본주택을 강남구 도곡동에 마련했고,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도 사업지는 동작구지만 견본주택은 서초구 양재동에 열었다.

사업지와 동 떨어진 견본주택의 위치에 주요 수요층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달 A 견본주택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주 수요층이 대부분 강남구와는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인데 강남에 견본주택을 여니 왔다갔다 하기에 멀다"고 말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견본주택이 굳이 강남일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왜 수요자들의 불만을 무릅쓰면서까지 사업지에서 멀리 떨어진 강남에 마련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건설사들의 답변은 간단했다. 상징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 두가지였다. 강남에서 개관한다고 무슨 상징성이 생기겠냐는 질문이 생길 법도 하지만, 견본주택이 강남에 위치만 하더라도 고급 단지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등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사업지 인근 견본주택 부지가 없어 건설사가 소유하고 있는 갤러리나 다른 행정구역에 조성하는 경우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부지가 없어 다른 행정구역이나 갤러리에 견본주택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사업지는 강남이 아니지만 분양을 강남에서 했다는 것만으로도 고급 단지 등 일종의 상징성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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