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보험 보장 내역 꼼꼼히 살핀 후 가입해야"
보험업계가 미세먼지보험 상품을 출시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보험사들이 미세먼지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장 내용이 부족해 기존 실손 보험 가입자에게 도움이 크게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지난 2월 ‘다이렉트 굿바이미세먼지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는 등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미세먼지보험에 대한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이 보험은 특약에 가입하지 않아도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편도염과 축농증, 급성상기도염, 인후질환, 특정후각질환, 백내장 등의 6대 질환 수술비를 지원한다. 그 외 호흡기, 눈, 심혈관질환 등은 8개 특약에 가입할 경우 진단비와 수술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구성한 미니보험 상품이다.

월 납입 보험료는 40대 사무직 종사자 남자 기준 7000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도 지난 4월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와 손잡고 ‘토스(무)m미세먼지질병보험’을 출시했다.

보험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으로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부터 호흡기관 암(폐암, 후두암 포함),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 등 특정 심장·뇌질환 진단보험금을 지급한다.

또 보험 업계 최초로 ‘미세먼지 할인제도’를 적용해 가입 시점부터 매년 연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미세먼지가 감소할수록 최대 3%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하지만 미세먼지보험은 미세먼지에 특화된 보험이라고 보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DB손보 ‘다이렉트 굿바이미세먼지 건강보험’의 경우 미세먼지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보장내용에서 빠져있다. 폐암 진단 시 받을 수 있는 진단비도 1000만원이지만 이는 특약에 가입해야 보장받을 수 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해당 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보험으로 최소한의 담보로 만든 상품이다 보니 보장내용에서 제외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실손보험을 가입한 보험 가입자라면 실손보험을 통해 호흡기 관련 질병 비용을 보장받으면 된다. 어린이보험의 경우에도 환경성 질환 보장 특약에 가입하면 급성 기관지염, 아토피성 피부염, 호흡기 질환 수술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미세먼지보험은 아직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탓에 미세먼지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보험이 출시 된지 채 3년이 되지 않아 손해율도 검증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재 출시된 미세먼지보험은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 발병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없고 보장내역에 명시된 질병에 한해 진단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마케팅 차원에서 미세먼지 관련 보험을 출시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을 가입한 보험가입자의 경우 자신의 보험 보장내용을 확인한 후 미세먼지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