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분당메모리얼파크 내년부터 해마다 12기 기증
질본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17일 협약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뇌사로 인한 장기기증자가 연간 500명 안팎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민간 추모공원이 장기기증자를 위한 봉안담(납골당)을 해마다 정기적으로 기부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뇌사 장기기증자와 유가족의 아름다운 사랑 실천을 기리고 생명 나눔에 예를 갖추자는 의미다.

뇌사 장기기증자 유족에게 해마다 12기의 봉안담을 기부하기로 한 분당메모리얼파크 헤리티지 묘역 전경/제공= 분당메모리얼파크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재)분당메모리얼파크(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오는 17일 국내 처음으로 ‘뇌사 장기기증자를 위한 민간 추모공원 ‘봉안담’ 기부에 관한 상호협력 협약을 맺는다.

‘봉안담’은 유골을 안치하는 장사시설로서 벽과 담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재)분당메모리얼파크’는 지난해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헤리티지 봉안담 묘역)했고, 1972년 개원 이래 2만5000여 명이 안장돼 있다.

16일 질본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뇌사 장기기증자 및 유가족의 아름다운 사랑 실천에 대한 올바른 예우의 중요성을 공유하기 위해 체결할 계획이다.

분당메모리얼파크는 기부 수혜자는 뇌사 장기기증자의 유가족으로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다. 봉안담 소재지(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숫자 등을 고려했다.

실무준비를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며 봉안담 사용료는 기부 취지에 따라 영구히 면제된다. 관리비는 최초 안장 후 5년간 면제되고 6년 차부터 2년마다 유가족이 소정의 관리비(올해 기준 5만8000원)를 부담하면 된다.

뇌사 장기기증자 유가족은 기부 받는 봉안담을 영구적으로 사용하지만 유가족 의사에 따라 언제든 기부계약을 해지하고 사용을 중단할 수 있다.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이번에 기부 받는 봉안담에 뇌사 장기기증자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은 표식을 부착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유가족은 물론 봉안담을 방문하는 분들이 고인의 아름다운 생명 나눔 사랑의 정신을 기리도록 하는 등 사회적으로 기증자를 존경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뇌사 장기기증자의 장례식에 필요한 비용으로 36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2002년 36명에 그쳤던 국내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매년 증가해 2016년 573명까지 늘었지만 2017년 515명, 지난해 449명 등으로 줄었다. 수도권에서도 2016년 287명을 기록한 뒤 2017년 255명, 지난해 230명으로 감소 추세다.

이런 가운데 장기 등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2014년 2만151명에서 지난해 3만544명으로 4년 만에 1만 명 이상 늘었고 이식 대기 중 사망자 수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910명에 달했다. 하루 5.2명이 이식을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난 셈이다.

이규만 분당메모리얼파크 이사장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이번 기부사업이 이웃의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예우와 위안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뇌사 장기기증자를 위한 봉안담 등의 전국적 기부확산을 위해 협약당사자 상호 간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뇌사 장기기증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봉안담 기부가 국민 여러분께서 장기등 기증에 긍정적 인식을 가지시는 좋은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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