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유플러스, 유료방송 시장 2위 안착 ‘경쟁 본격화’
통신3사가 알뜰폰 시장 재편 및 확대 나설 가능성도 제기
유료방송시장, 이동통신 3사로 재편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게 되면서 유료방송 시장과 알뜰폰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5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경영권(50%+1주)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방송통신 업계 최초로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를 품게 된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영향력이 더 확대하게 됐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함에 따라 점유율 24.5%로 업계 1위 KT·KT스카이라이프(31.1%)의 바로 턱밑까지 추격하게 됐다. 또 정부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SK브로드밴드(14.3%)와 티브로드(9.6%)의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2위 자리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료방송 시장은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해 경쟁구도가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변화해 왔다. 콘텐츠가 생명인 미디어 환경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자본금이 충분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같은 통신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던 만큼 정부에서도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에서도 인수합병을 통해 통신 기업이 미디어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치열해지는 미디어 시장 내 경쟁환경에서 필연적인 추세로 여긴다.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미디어 기업들이 규모를 키우고 있다.

특히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미디어 산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품질향상, 가격 인하 등 소비자에게도 편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번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관련해 과기부가 방송 분야에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승인한 이유기도 하다.

가격인상 경쟁이나 OTT제한은 없을듯

과기부는 현재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구도와 국내외 OTT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경쟁 제한이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최소한의 조건부로는 8VSB(저가형 상품)의 신규 가입이나 계약 연장을 제한하거나, 인터넷TV(IPTV)로 가입을 유도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협상력이 커짐에 따라 홈쇼핑 업체를 비롯한 프로그램 제공자(PP)와의 송출료 협상 시 협상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두 회사가 별도로 협상해야 하며 매년 수입 규모와 증가율을 공개하는 조건도 달았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공동 구축하고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CJ헬로에 5년간 6200억원을 투자해 케이블 서비스 품질도 대폭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LG유플러스가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최근 OTT 서비스인 ‘웨이브’를 출시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역시 내년 중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현재 유료방송 시장 업계 1위인 KT 역시 발목을 붙잡고 있는 합산규제 논의가 마무리 되면 인수합병이나 자체적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두 배로 확대된 825만 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무선 시장 경쟁 구조를 재편하고,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사진=연합뉴스

'알뜰폰 1위' 위상에 걸맞는 요금인하 추진

여기에 논란이 있었던 알뜰폰 사업 역시 조건부 승인이 됨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5.8%)에 CJ헬로(9.8%)가 더해지면서 업계 1위가 더욱 굳건해졌다.

하지만 과기부는 알뜰폰 업계 보호를 위해 조건부를 부여했다. LG유플러스가 모든 알뜰폰 업체에 의무적으로 5G와 LTE 회선을 임대하도록 했고(완전 무제한 요금제만 제외), 5세대(5G) 회선 임대료(도매 대가)는 최대 66%, 롱텀에볼루션(LTE)은 법에 정한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비해서도 최대 4% 인하하도록 했다.

또 LG유플러스 자체적으로는 ‘U+MVNO 파트너스’ 프로그램과 같은 중소 사업자 지원책을 추가로 마련해 침체된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에 따라 통신사별로 한 개의 알뜰폰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원칙이 깨지면서 SK텔레콤과 KT도 자사 알뜰폰 업체 외에도 기존사업자를 인수해 시장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는 다수 케이블TV 사업자가 운영하는 알뜰폰 시장이 통신3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나 알뜰폰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면서도 서비스 혜택이 늘어나는 만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좋은 부분이 많다”며 “앞으로 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자체적인 투자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수과정에서 희망연대노조는 정부가 승인 조건에 ‘고용안정’을 포함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위험의 외주화’ 구조를 연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과기부가 제시한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이제 막 승인을 받은 만큼 앞으로의 진행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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