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대형마트 3사, 자율포장대 종이박스 유지
테이프나 노끈으로 고정 없이는 박스가 뜯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국내 대형마트와 환경부는 마트 내 자율포장대에 종이박스를 남긴다고 밝혔다. / 사진 = 연합뉴스

[한스경제 변세영 기자] 국내 대형마트와 환경부가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자율포장대에 종이박스만 남기고 노끈과 테이프를 퇴출한다. 자율포장대 철수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거세지자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박스만 남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이프나 노끈으로 고정 없이 박스를 이용하면 박스가 뜯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1차원적인 해결책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자율포장대에서 종이박스만 남기기로 확정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테이프와 노끈은 퇴출하되 소비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비교적 환경오염 논란에서 자유로운 종이박스만 남기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8월 대형마트 4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유통)와 환경부는 협약을 맺고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를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종이박스, 테이프, 노끈이 구비된 자율포장대를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앞서 2016년 제주도에서 대형마트 4곳과 중형마트 6곳에서 종이박스를 치운 뒤 대형마트 이용자의 대부분이 종이박스를 쓰지 않고 장바구니를 사용했던 사례를 확대하고자 했던 조치다.

소비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매번 장바구니를 챙기기는 게 번거롭고 장바구니로는 대량으로 구매한 물건을 옮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원성에 환경부는 한발 물러나 ‘종이박스’ 제공을 유지하기로 했다. 마트를 가끔 이용하거나 물건을 소량으로 구매해 장바구니 이용이 번거로운 고객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것취지다. 오는 1월 1일부터 박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종이박스 바닥을 접어서 사용하면 된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럽다는 의견이다. 당장 어떠한 고정 장치도 없이 단순히 종이박스만 접어서 사용할 경우 무겁거나 습기가 있는 상품이 파손될 수 있다. 또한 테이프와 노끈 없이는 박스를 고정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박스가 헐렁해져 물건이 밑으로 빠지게 돼 실효성 여부에 의문이 생긴다는 내용이다.

주관부처인 환경부 관계자는 “대체재가 없다면 끈과 노끈을 제공하는 게 맞지만, 이미 장바구니라는 대체제가 있다“라면서 ”그 부분(장바구니)을 활성화시키면서 이 부분(종이박스)을 서서히 줄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앞으로 자율포장대와 박스 이용률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환경부 지침에 따라 종이박스만 제공하게 됐다”라며 “마트 차원에서도 대형 장바구니를 제작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17ℓ, 46ℓ 장바구니를 각각 500원과 30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기존 43L 장바구니보다 용량이 30% 늘어난 56L 대형 장바구니를 제작해 판매하고 대여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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