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단 본인가 준비에 주력할 방침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한 토스뱅크./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토스뱅크가 재수 끝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본인가를 무난하게 통과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세 번째 인터넷은행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금리대출 시장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관측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토스뱅크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결정했다. 금융혁신 의지와 사업 계획의 혁신성, 포용성, 안정성에 비교적 충실했다는 판단이다.

본인가 신청을 위해 토스뱅크는 은행업 영위를 위한 인력, 조직, 전산 설비 등 물적 시설을 갖춰야 한다. 토스뱅크의 공식 출범 예상 시기는 2021년 7월로 본인가 신청까지 100여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금은 2500억원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16년 본인가를 위해 150여명의 임직원에 같은해 50여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약속했으며 자본금 2500억원을 마련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본인가 신청 때 210여명의 임직원과 30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본인가 당시 금융위는 ‘실지조사반’을 운영하고 두 은행의 여신, 리스크, 소비자보호, 자금세탁, 내부통제 부문 내규 및 설비구축 등 적정성을 확인했다. 또 IT관련 내규와 시스템 적정성도 점검했다.

토스뱅크가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겠지만 중요한 건 그 이후다. 현실이 녹록치 않다.

먼저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뱅크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토스뱅크는 중신용 개인고객에 대한 중금리 대출과 소상공인 대출을 특화하고 해외에도 진출하는 ‘글로벌 챌린지 뱅크’를 목표로 삼았다. 또 1200만명의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를 위한 이커머스 무이자할부서비스(POS 대출) 같은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초 연 8~19%의 중금리대출을 선보인 카카오뱅크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3월 1538억원에 이르던 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누적 취급액은 지난 6월 3808억원, 지난 10월 7895억원으로 7개월 새 5배 넘게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첫 중금리 상품인 ‘직장인 사잇돌대출’에 이어 지난 5월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 지난 8월 정책보증 없이 자체 신용평가모델에 기반을 둔 ‘중신용대출’을 선보이며 상품을 다변화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022년까지 매년 1조원대 중금리대출을 공급할 방침이다.

자본금 확충도 토스뱅크의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토스뱅크는 시중은행인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이 주주로 참여해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기대된다. 그러나 토스뱅크의 지분 34%를 차지하는 최대주주 비바리퍼블리카의 적자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48억원으로 전년(206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당기순손실도 2017년 391억원에서 지난해 445억원으로 증가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KT가 지난 4월부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자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실패했다.

결국 자본력 부족으로 지난 4월부터 대출영업을 중단했다. 지난달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해 자본금 확충이 기대됐지만, 여아 대치 속에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토스 관계자는 “일단 본인가를 위한 준비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주주 구성에도 시중은행이 참여해 자금 조달과 관련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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