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초 1돈당 18만원 대에서 21만원대로 올해 17% 가까이 상승"
"북한 및 미·중 무역전쟁 등 국제 정세가 금값에 큰 영향 끼쳐"
"현재도 ㎏ 단위의 금이나 은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어 내년에도 금값이 오를 것"
한국금환전소 최성규 이사는 내년 금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혁기 기자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올해 1월 2일 금(Gold)값은 1g당 4만6417원이었다. 18일 현재 금값은 1g당 5만5271원이다. 이는 국제금시세에 원달러 환율을 적용한 고시 기준이고, 고객이 살 때 부가가치세 10%를 별도로 부과할 경우 금값은 올초 3.75g(1돈)당 18만원대에서 최근 21만원대로 17% 가까이 상승했다.

일일 단위 금 시세는 런던 금시장 또는 취리히 시장을 지표로 본다. 이후 국내외적인 요인에 따라 국내 금시세가 결정된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국제 정세가 불안하면 국가는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안전자산인 금을 매입한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중앙은행은 금 8133.5톤, 독일은 3369.7톤, 중국이 1852.2톤을 보유 중이다. 한국은 104.4톤을 갖고 있다.

개인 역시 금을 매입하는데 올해는 특히 경제 관련 불안요소가 많아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도 금값은 더욱 뛸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근 내년 4분기 금값이 온스당 157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HSBC는 세계적인 통화완화 정책과 투자 수익률 저하, 지정학 리스크 심화로 인해 내년 말 금값이 160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내년 금값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돼 당분간 금 투자는 유효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금값을 올려줄 금리 인하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따라 중국의 경제 역시 회볼될거란 기대감에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안전자산인 금이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했다.

한국금환전소 최성규 이사를 만나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는 금값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금환전소는 금 도소매업을 위해 도소매상이 모여 만든 주식회사다. 다음은 최 이사와 나눈 일문일답.

-올해 금값이 많이 올랐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였다. 홍콩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등 국제 정세가 금값에 큰 영향을 끼쳤다. 국내는 북한에 영향을 받는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거나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해도 금값이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주식 대신 금을 매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적인 요인은 무엇이 있었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re-dinomination), 즉 화폐개혁을 언급했을 때도 금값이 뛰었다. 화폐개혁이 실제로 진행되면 화폐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산가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화폐 가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금을 사고, 현금이 필요할 때 금을 되팔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저축 대신 금 실물에 대한 투자 성향이 커지기도 했다.”

-내년 금값은 어떻게 예상하나

“우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큰 관건이 될 것 같다. 무역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올 때마다 안전자산 대신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역전쟁이 금방 끝나지 않을 것 같고, 유럽의 작은 나라를 시작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할 경우 도미노처럼 유럽 전체로 퍼지고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금값이 치솟을 수 있다. 디폴트 위험이 커질수록 금에 대한 투기적 매수가 확산돼 국내 금값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 단위로 금이나 은을 사려는 구매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금값이 오르면 금은방 입장에서는 좋지 않나

“좋을 게 없다. 값이 떨어져야 적은 단위의 금들이 순환이 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종로나 명동, 대학로, 신촌, 삼청동에 가보면 개인사업자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폐업을 하고 있지 않나. 그만큼 경제가 어려우니까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금값이 오를수록 개인 구매자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금은방에서는 좋을 게 없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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