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1일까지 총 3번의 대국 펼쳐... 승패 가늠할 수 없어 혼전 예상
18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이세돌 VS 한돌 대국)'이 열렸다. / 사진=정도영 기자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이세돌 9단의 기념비적인 '은퇴 대국', NHN의 바둑 인공지능(AI) '한돌(HanDol)'과의 마지막 대국의 막이 올랐다.

18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이세돌 VS 한돌 대국)'이 열렸다. '이세돌 VS 한돌 대국'은 지난달 19일 프로기사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 9단 측이 고별전 대상으로 인간이 아닌 AI를 지목하면서 NHN의 국내 최고 성능 AI인 '한돌'과 대결이 성사됐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담담한 모습으로 대국 현장에 입장했다. '은퇴 대국'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현장에는 국내 바둑 관계자와 기자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특히 이세돌 9단이 지난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AlphaGo)'와 대결에서 네 번째 게임을 이기면서, 유일한 '알파고' 상대 승리자로 남아있는 만큼 이번 대국에서도 또 한 번의 인간 승리를 이뤄낼지 국내 바둑계와 IT 업계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세돌 9단은 1983년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출생, 1995년 12세에 프로가 된 이후, 조훈현과 이창호에 이어 세계 바둑 최강의 계보를 이어간 전설적인 프로 바둑 기사다. 2000년 32연승을 기록한데 이어 2002년에는 프로 3단으로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이창호가 세운 최저단(5단) 세계대회 제패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세돌 9단에 맞서는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다. 지난 1월 신민준· 이동훈·김지석·박정환·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기록했고, 8월에는 세계 AI 바둑대회인 '2019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AI) 바둑대회'에 첫 출전, 3위 수상의 쾌거를 이룬 바 있다.

18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이세돌 VS 한돌 대국)'이 열렸다. / 사진=정도영 기자

이번 대국은 같은 조건에서는 인간이 AI를 극복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양 쪽이 모두 공감, 이른바 접바둑 형태의 '치수고치기'로 진행됐다. 첫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먼저 2점을 놓고 시작하되, 7집반을 한돌에게 주는 방식이다. 만약 첫 대결을 한돌이 이기면 2국에서는 이세돌이 3점을 먼저 놓고 시작하게 되며, 반대로 이세돌이 1국을 잡으면 2국에서는 서로 동등(호선)하게 대결을 하게 된다.

평소 동등한 조건에서 대국하는 '호선'을 학습해온 '한돌'에게도 이번 대국은 도전으로 평가된다. 두 달 정도의 기간 동안 2점 접바둑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력이 올라온 상황이지만, 3점의 경우 NHN 개발진 내부적으로도 승패를 가늠할 수 없어 혼전이 예상된다.

대국 현장에 참석한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이 생각난다. 저도 낯설었던 AI와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승리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오늘의 '한돌'과 이세돌 9단의 대결을 너무 승부의 차원에서 보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며 "AI와 사람은 조화를 이루고, 서로를 이롭게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큰 주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는 얼마나 조화롭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지 많은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또한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에 '한돌'이 함께할 수 있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자리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HN과 K바둑, SBS가 주최·주관하는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은 총 3국에 걸쳐 진행된다. 18일 첫 대국에 이어 두 번째 대국은 19일 낮 12시에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열리며, 마지막 3국은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21일 낮 12시에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K바둑과 SBS, '한게임 바둑'은 전체 대국을 생중계했다. K바둑은 실시간 생중계로, '한게임 바둑'은 낮 12시 대국 시작부터 바둑 대국실을 통해 기보와 함께 생중계를 진행했다. SBS의 경우는 금일 1국과 내일 2국은 12시 10분부터, 3국은 오후 1시 10분부터 방송한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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