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온라인 강화와 상장문제에 집중... 주요 계열사 22명 물갈이
쇼핑사업부 통합법인으로 경쟁력 도모... 호텔롯데 지배구조 개편도 과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 = 연합뉴스

[한스경제 변세영 기자] 롯데가 혁신의 카드를 빼 들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계열사 대표 22명을 교체하는 처방으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롯데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조직 재정비를 천명했다. 그 중심엔 유통과 호텔이 있다.

2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19일 그룹 계열사별로 정기 이사회를 통해 임원 인사를 확정하고 사업을 개편했다. 가장 큰 변화로 롯데의 핵심 산업인 ‘유통’ 부문 통합이 있다.

롯데는 기존 부문별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오던 백화점과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등의 사업을 롯데쇼핑 통합법인으로 재편해 경쟁력을 도모할 계획이다. 계열사를 아울러 그룹 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로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롯데쇼핑 계열의 선봉에는 강희태BU(Business Unit, 유통부문)장이 세워졌다. 강희태 BU장은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본점장과 상품본부장을 거쳤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사업부문장으로 글로벌사업을 이끈 뒤 롯데백화점 대표에 올랐다.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살려 유통의 미래 먹거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계가 매출 급락을 보이는 상황에서 롯데는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분기 롯데쇼핑은 매출액 4조4047억원, 영업이익 8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8%, 56% 급락한 수치다. 연간 누적으로도 매출액 13조3079억원, 영업이익 3844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온라인 마켓 성장에 오프라인 중심의 롯데쇼핑이 부진을 보이고 있어 강 BU장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 나설 전망이다.

강희태 BU장은 온라인 시장의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로 꼽힌다. 강희태 BU장은 이커머스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롯데그룹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하는 ‘롯데on’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경험도 있다. 그는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롯데를 온라인 1위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강 대표가 유통BU장과 통합 롯데쇼핑 대표를 겸임하는 만큼 롯데의 '온라인 강화' 행보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준비해 왔던 롯데호텔에는 그룹내 재무통인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사장)이 임명됐다. 이봉철 BU장은 롯데호텔의 숙원사업인 기업공개(IPO) 상장을 추진하는 데 단연 핵심 인사로 꼽혀왔다.

(좌) 강희태 롯데쇼핑 BU장, (우) 이봉철 호텔&서비스 BU장. /사진제공 = 롯데그룹

이봉철 BU장은 대홍기획 재무팀과 정책본부 재무팀 근무를 시작으로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지낸 뒤 그룹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맡아왔다. 호텔롯데의 상장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등을 담당한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 팀장도 겸임해 롯데그룹 자본 흐름에 능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호텔 계열사 상장을 이루기 위해 호텔롯데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해 호텔롯데 매출액은 총 6조4474억원이다. 이 중 면세사업부 매출액은 5조307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으로 꼽힌다.

면세점 매출 신장도 이 신임 BU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영업이익은 2015년 3840억의 절반 수준인 20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2671억을 기록했지만, 아직도 과거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봉철 BU장이 이끄는 호텔롯데가 설사 상장을 하더라도 문제점은 계속해서 남아있다. 현재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가 지분 99%를 가지고 있다.

이봉철 BU장은 호텔롯데는 무늬만 상장이 아닌 일본 주주 지분 비율을 50% 이하로 낮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가 완성되고 일본 주주에 휘둘리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현 일본 주주들이 호텔 상장으로 주식을 팔면서 생기는 막대한 자본이 일본시장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하는 숙제를 갖게 됐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신동빈 회장이 성과주의에 기반해 직접 결단한 쇄신이다”라면서 “롯데가 처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재도약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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