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에 얼음주머니를 갖다대고 식염포도당 알약을 찾는 허윤경(오른쪽)/사진=KLPGA 제공.

[경산=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더위를 이겨내면서 컨디션을 잘 관리하는 것도 선수의 능력이다.”

김영(36) SBS 골프 해설위원은 카이도 MBC 플러스 여자오픈 첫날인 7월 29일 찌는 듯한 날씨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김 해설위원은 “날씨가 더울 때는 소금이나 식염포도당 알약 등으로 버티곤 했다”고 과거 경험을 털어놨다.

골프는 흔히 ‘멘탈 싸움’이라고 한다. 선수들은 그러나 카이도 MBC 플러스 여자오픈에선 ‘찜통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대회 장소인 경북 인터불고 경산 컨트리클럽(파73ㆍ6,736야드)은 기온이 무려 35∼36℃에 이르렀다. 바람도 불지 않아 필드는 그야말로 ‘가마솥’이었다. 10분을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 만큼 선수들은 경기 중 체온을 식히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1라운드를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장수연(22ㆍ롯데)은 ”더위에 유독 약하다“면서 ”이런 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경기 중 수시로 물을 마신다“고 말했다. 장수연은 얼음 주머니도 활용했다. 그는 경기 중 얼음 주머니를 옷 속에 집어 넣기도 했다.

김민선5(21ㆍCJ오쇼핑)와 오지현(20ㆍKB금융그룹)도 얼음주머니를 달고 경기에 임했다. 이들은 경기 중 각각 머리와 어깨, 팔 등 부위에 얼음 주머니를 갖다 대고 더위를 식혔다. 2라운드 경기 후 퍼팅그린에서 만난 김민선5는 “지금까지 출전한 대회 날씨 가운데 가장 더운 날씨였던 것 같다”며 “물과 얼음주머니, 우산을 활용해 더위를 이겨내려 했다. 수박이나 멜론 등 수분이 많은 과일도 틈틈이 먹었다”고 말했다.

▲ 식염포도당 알약을 챙기는 홍진주(왼쪽)/사진=KLPGA 제공.

지난주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이승현(25ㆍNH투자증권) 역시 본지와 인터뷰에서 “물을 자주 마셨다. 얼음 주머니에도 의존했다.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기도 했고 휴대용 선풍기로 체온을 식히려고도 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썼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제품 중 하나는 ‘휴대용 선풍기’였다. 이승현, 박결(20ㆍNH투자증권) 등 다수의 선수들은 휴대용 선풍기로 바람을 쐬며 체온을 낮추려 애썼다. 이밖에 고진영(21ㆍ넵스)은 넉넉한 풍채의 캐디 딘 허든과 우산을 그늘 삼아 경기 틈틈이 휴식을 취했다. 허윤경(26ㆍSBI저축은행)과 ‘엄마 골퍼’ 홍진주(33ㆍ대방건설)는 식염포도당을 찾았으며 박유나(29ㆍ위드윈)는 연신 부채질을 했다.

선수들 못지않게 갤러리들의 무더위 대처법도 이색적이었다. 갤러리들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싼 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일부 남성 갤러리들은 갖고 있던 얼음물을 얼굴과 팔에 뿌리기도 했다. 갤러리들은 평소처럼 선수들을 찾아 걷기보단 특정 홀 옆 그늘에 앉아 해당 홀을 도는 선수들을 기다렸다. 모두 더위 때문에 연출된 진풍경들이다.

경산=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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