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DLF와 함께 재조명된 키코 사태, 금감원 분조위 배상 권고에도 소비자 불만 여전
위태로운 보험업계, 車보험·실손의료 보험료 인상 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 "내년, 혁신기업 돕는 혁신금융이 중요"
올해 금융권 화두는 DLF 사태였다. 금감원이 판매한 은해들에게 배상을 권고했지만 가입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올해 금융권은 다사다난했다. 8월부터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사태는 대규모 손실로 금융소비자를 혼란에 몰아넣었다. 한국은행은 7월에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낮춰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내려갔다. 토스뱅크는 재수 만에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았고, 오픈뱅킹은 지난 18일 전면 시행됐다.

◆ DLF, 불완전 판매로 인한 100% 원금 손실 발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들이 판매한 DLF 전체 판매액의 99.1%(8150억원)는 은행에서 사모 DLF 형태로 판매됐다. 우리은행이 4012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KEB하나은행 3876억원, KB국민은행 262억원 등 순이었다.

특히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계 DLF는 지난 9월 처음으로 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9월 26일이 만기였던 DLF 상품의 손실률은 98.1%였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피해자들에게 최대 80%까지 배상하라고 권고했고, DLF피해자대책위원회는 배상비율이 너무 낮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내년에도 'DLF 분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감원 분조위는 또한 키코 판매 은행들이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인정하며 피해기업 4곳에 대한 기본 배상비율을 30%로 책정했다.

분조위는 기업들이 키코 계약의 위험성을 스스로 살필 필요가 있었다며 기업별 계약 당시 상황과 규모 등을 고려해 4개 회사의 배상비율을 최소 15%, 최대 41%로 결정했다.

◆ '배보다 배꼽이 큰'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

보험업계는 극심한 침체기에 들어섰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1~3분기 전년 대비 24.6% 감소한 약 2조1996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화재 손해율은 9월말 기준 90.3%로 집계됐다. 가장 손해율이 높은 곳은 MG손해보험으로 무려 158.8%를 기록했다. 손보사들 적정 손해율은 77~78%다.

최저인금 인상 등으로 자동차 정비 인건비가 올랐고 수입차가 늘어나면서 수리비용이 많이 오른 영향이다.

이에 손보사들은 올해 초 최저 2.7%에서 최고 3.5%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고, 6월에 1.0~1.6%를 추가로 올렸다.

손보사들은 보험개발원에 5.0% 내외의 인상안에 대한 보험료율 검증을 요청했지만, 금융당국은 3.5~3.9% 내외로 주문했다.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손보업계는 내년 초 한차례 자동차보험료 인상 이후 2차 인상을 고심 중이다.

'제2위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요율 개편도 예정돼 있다. 업계는 실손보험료를 15.0% 이상 올리고 싶어했지만 당국은 자구책 마련이 먼저라며 9.0%를 제시했다.

◆ 변화보다는 안정...CEO 대부분 연임

CEO 교체 시기인 금융권은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조용병 현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등의 연임을 결정했다.

KB금융지주 역시 '안정'을 택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공동대표,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 등 계열사 CEO 전원 연임에 성공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신한금융지주 제공

◆ 내년 금융업계 화두는 혁신금융

내년 금융업계 화두는 혁신금융이 될 전망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서 "경제상황을 돌파하고 미래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금융부문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며 "내년에는 기술력·미래성장성 있는 혁신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혁신금융을 화두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어 "그동안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에 과도하게 자금이 집중돼 있어 금융산업의 건전한 발전은 물론 혁신성장을 위해 자금흐름의 물꼬를 돌려야 하는 시점"이라며 "가계부문 보다는 기업부문으로, 특히 중소벤처기업 중에서도 기술력과 미래성장성이 있는 기업들로 보다 많은 자금이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 1월 신(新)예대율을 통해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 취급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여신심사 시스템을 개편하고 위험을 공유하는 모험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혁신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또 내년 취업자수는 22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3.9%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은 플러스 요인이지만 인구구조 변화 요인과 경기회복 지연 등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예측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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