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문가 4인에게 내년 전망 물어보니... 호가조정속에 강북 키맞추기 상승여지
꼭지도달-가격상승 피로·정부 의지 강해 vs 상승여력-단기적 완화… 꺽이긴 어려워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서울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냉각됐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타는 등 잡힐듯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규제가 서울은 물론이고 인근 수도권 지역까지 집값을 밀어올렸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러나 집값을 잡기위한 방안은 또 다시 '규제'였다. 정부는 이달 대출과 세금, 분양가 상한제 등을 총망라한 '12·16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15억원 이상 고가주택 대해선 대출을 틀어막는 등 그야말로 역대급 규제다. 종부세율과 세 부담 상한도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자 수요자들은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추후 집을 사야하는지' 또는 '또 오를 것 같으니 지금 사야할지'하는 고민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내년 서울 집값 강보합 유지할 듯

이들 사이에선 내년 집값에 대해 강보합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도 "서울은 상대적인 강세 예상되나 급등한 가격에 대한 저항심리 작용하며 상승폭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의견은 비슷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서울 집값은 기본적으로 강보합을 유지하는 한편 서울지역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대출 규제 및 세금 강화가 강남3구와 마용산의 상승을 막기에는 대기수요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호가에 의한 상승된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며 거래량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이번 12.16대책의 다주택자의 출구전략으로 10년 이상 보유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 정부는 양도세를 완화시켜 준다고는 하지만 10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가격급등 피로감이 누증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규제가 인해서 서울지역, 신축, 고가주택, 분양시장의 선호와 인기지역 대기수요의 주택구입 의지를 꺾을 만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2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대출규제 안내문이 걸려 있다./연합뉴스

가파르게 오른 집값 지금이 고점일까

이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다소 상이했다. 먼저 송승현 대표는 최근 가파르게 올랐던 서울 집값의 경우 상투(가장 높은 시세)를 찍은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는 "디플레이션이 아닌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면 실물경제의 대표적 자산인 부동산이 과연 꺽일까하는 생각을 한다"며 "부동산규제로 단기적으로 상승폭완화는 가능하겠으나 꼭지를 찍고 내려오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격상승 임계점 근처에 다다랐다는 목소리도 있다. 함영진 랩장은 "서울 아파트 호당 평균 거래가격이 2015년 5억1218만원에서 8억6607만원으로 4년만에 69% 급등했다"며 "수요자의 가격상승에 대한 피로감도 크고 정부의 수요억제책의 수위를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가격상승 임계점 근처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김은진 팀장은 "고가주택과 투자재적 성격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는 고점을 형성, 일부 호가 조정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반면 강북 등 비강남권의 키 맞추기 상승과 교통망 등 개발 재료가 있는 지역은 일부 추가 상승여력 남아있다“고 예측했다.

서진형 교수는 내년 상투에 도달할 것이지만 변수가 있는 지역은 계속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부동산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이러한 경기변동이론에 의하면 내년에 꼭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부분시장의 경우에는 경기변동이론과 다르게 갈 개연성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12.16대책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 SOC 사회기반시설 설치지역, 교통망 확충지역 등"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게시된 시세표 모습. 사진=연합뉴스

무주택자라면 재고주택이라도 사야한다?

분양가 상한제로 청약과열 양상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고, 재고주택 가격도 상승세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가하자 집값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수요자들은 '지금 집을 사야할지', '가격이 내리면 살지'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 시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송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탓 청약과열로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지금이라도 재고주택을 매매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 완화돼 시장에 일부 재고주택은 일부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10년이상의 중고주택이지만 좋은 입지라며 매수해도 좋다고 본다"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청약경쟁률이 높으며 당첨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분상제로 인한 분양가격 인하 효과에 따라 매매보다 청약이 더욱 유효하다는 주장도 있다. 함 랩장은 "분상제 지역이 확대되는 등 해당지역은 분양가격 인하 효과가 있고 가점제 위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며 "무주택자라면 재고주택 매입보다 분양시장 청약이 유효하다"고 봤다.

나머지 2인은 청약가점에 따라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는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는 청약통장을 활용해 신규 분양아파트를 분양받는 전략을 선택하고,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는 임차보다는 자가주택을 보유하는 전략이 효율적"이라고 답했다.

김 팀장도 "청약가점 등에 있어서 불리한 실수요자는 기존 주택 매수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나오는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이나 굵직한 규제책 발표 직후 일시적인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시점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 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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