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파견 근무자, 대부분 점심시간 제외하고 선채로 근무
업계 "처음 듣는 내용이며 사실 확인 시 개선할 것"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매장에서 한 파견 직원이 고객들에게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해당 직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어 모자이크 처리.)./김호연 기자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이 성탄절을 맞아 대규모 완구 할인행사를 벌이는 가운데 일부 점포에 파견된 타사 직원들의 근무조건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스경제가 취재한 결과 해당 점포의 파견 직원들은 근무태만 방지와 협소한 시설 등을 이유로 별도의 휴식 공간을 제대로 제공 받지 못하거나 안내받지 못하고 있었다. 매장에서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8~9시간을 선채로 근무하지만 의자 등 휴게시설도 두지 못한 채 근무를 이어가고 있었다.

서울의 한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매장에서는 이처럼 파견된 직원들이 한 자리에 오랜 시간 선 채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직원들 주변엔 소형 간이의자 하나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파견 직원들에 따르면 이는 근무태만 방지를 위한 롯데마트의 내규 탓이었다. 토이저러스 매장 안에 근무하는 모든 파견 근무자들은 오랜 시간 의자 없이 고객 안내 등을 수행하고 있었다.

한 파견 직원은 “오랜 시간 서서 일하다보면 앉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지만 주변에 의자가 없어 그럴 수 없다”라며 “매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릎과 허리가 아파오기도 한다”라고 털어놨다.

한 신세계백화점 점포에서 한 직원이 어린이 고객에게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해당 직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어 모자이크 처리.)./김호연 기자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22일 수도권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에 직접 방문한 결과 비슷한 형태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번에 만난 파견 직원도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 비좁은 공간에 홀로 서서 고객들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완구류를 진열하기 위한 테이블이 놓여 있었지만 직원이 앉을 의자는 없었다.

신세계백화점의 파견 직원은 “점심시간 1시간과 무작위로 주어지는 휴식 시간 30분을 제외하고는 이동하기가 힘들다”라며 “별도의 휴식공간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어디에 있는지 안내 받지 못해 사용해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마트 완구 코너에서 파견 직원이 고객을 안내하고 있다(해당 직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어 모자이크 처리.)./김호연 기자

이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방문한 이마트 점포의 파견 직원은 “영실업 등 완구 업체 본사에서 점포를 순회하며 종합적인 점검을 진행한다”라며 “매장 내 의자가 없어 불편하지만 벽에 기대어 쉬는 등의 방법으로 피로를 달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근무환경의 열악함을 호소하는 파견 직원들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처음 들어보는 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파견 근무자들은 파견 회사에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라며 “원칙적으로 우리는 롯데마트의 내규를 강제할 권리가 없으며 근무태만 방지를 위한 규정 자체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도 “이마트의 내규를 파견 근무자들에게 강제할 수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휴식시설도 각 점포마다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사례가 있다면 확인 후 개선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