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본 수출규제에 관광도 직격탄... 저비용항공사 줄줄이 적자전환
아시아나, 현대산업개발 품에...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
경쟁력 확보 위해 이업종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 대한항공&현대카드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올해 항공업계는 위기의 1년을 보내야만 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부터 일본 여행 보이콧, 구조조정까지 대내외 각종 변수로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웃지 못했다. 난기류를 만나 날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항공업계가 재편을 통한 비상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일본발 악재에 성수기에도 실적 꽁꽁... ‘감원 칼바람’까지

올해 항공업계는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직격탄을 맞아야만 했다. 지난 7월 무역규제로 한국와 일본 간 관계가 악화되며 일본제품 보이콧 운동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일본 여행도 예외는 아니다.

23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58만8213명)과 비교해 65.1% 급감한 2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감소폭은 보이콧이 거세진 7월 7.6% 감소세에 이어 ▲8월 –48.0% ▲9월 –58.1% ▲10월 –65.5%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알짜’로 꼽히던 일본 노선이 무너지자 저비용 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줄줄이 적자가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급감했고 LCC 맏형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에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2분기에 첫 적자를 내고 3분기에도 영업 손실 195억 원을 기록했다.

먹구름이 드리우자 항공사들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특히나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감축에 나서며 고정비용 줄이기를 빼 들었다. 항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의 하나라는 설명이지만, 업황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3일부터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공지를 올렸다. 5월에 이어 또 다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이다.

대한항공도 23일까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넘게 줄인 데 이어 2013년 이후 6년 만에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하면서 고정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매각부터 이스타 품는 제주항공

올해 항공업계는 활발한 인수 합병이 돋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더불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기업결합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며 재편을 준비 중이다.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 이후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최종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27일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으면 아시아나항공의 주도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HDC그룹으로 넘어간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금액 2조5000억원 중 3200억원만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에 투입하고 2조원이 넘는 금액은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 자금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보였던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 힘을 합치며 다시금 항공사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제주항공은 항공사간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양사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 및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인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국내 항공업계 시장 재편 국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제주항공은 기대하고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오른쪽)이 계약 체결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대한항공

내년에도 항공사들은 변화를 준비 중이다. 서비스 재편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는 물론 오늘의 위기를 기회 삼아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내년 11월 현금·카드와 마일리지를 더해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복합결제를 시범 도입한다. 또 탑승 마일리지 적립률은 항공 운임 수준에 따라,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는 탑승 운항 거리에 맞게 기준을 변경·운영한다. 우수회원 제도는 1년 단위의 탑승 실적 산정으로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추고 회원 등급은 실버·골드·플래티넘·다이아몬드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한항공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항공사 신용카드를 선보인다. 오는 2020년 3월 말 출시될 예정으로 보너스 마일리지 특전은 물론 여행과 관련된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두 차례 여객기 참사 이후 전 세계 40여개 국에서 운항이 정지된 보잉의 737 맥스 기종의 생산이 내년 1월부터 일시 중단된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생산 중단에 따른 직원 해고나 휴직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보잉은 성명에서 "우리는 앞서 737 맥스 운항 금지가 생각보다 길어지면 생산 계획을 계속해서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그 결과 재고물량을 우선 처리한 후 내년 초 일시적으로 737 생산 프로그램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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