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차세대 먹거리 놓고 재계 격한 신경전 불사... 공격적인 투자와 영토확장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배터리가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2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 국내 베터리업계는 커지는 시장과 반대로 화재와 소송 등으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다산다난했던 2019 배터리 업계를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전'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난타전'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소송에 국제적 망신

올 한해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키워드는 바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이다. 양사의 전쟁은 지난 4월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배터리 기술 유출 혐의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국내법원에 LG화학을 명예훼손 혐의로 제소한 데 이어 이달 초 미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화학 미국법인, LG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내며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 9월 추석 연휴 직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회동하며 대화를 통한 해법을 모색하는 듯했다. 협의 이튿날 경찰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다시 대화가 중단됐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2014년 양사 간 소송 직후 ‘대상 특허로 국내·외에서 쟁송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내용을 파기했다며 소를 취하할 것과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반면 LG화학은 이번 영업비밀침해 소송이 개시된 직후 SK이노베이션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있다며 ITC에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판결 등 강도 높은 제재를 요청하는 등 양보 없는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소송을 맡고 있는 ITC는 골치 아픈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소송 전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정부에서도 예민한 문제라 부담인 큰 것으로 보인다. 

 

군위 태양광발전시설 ESS 저장소 화재 / 제공=의성소방서

원인 있지만, 책임은 없는 ESS 화재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는 아직까지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던 ESS 산업이 계속되는 화재와 불분명한 원인으로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ESS 화재는 2017년 8월 전북 고창을 시작으로 올해 10월까지 총 2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민관합동 ESS 화재 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지난 6월 화재 원인으로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 시스템 및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 및 보호 체계 부족 등 명확하지 않은 화재 원인을 내놨다.

문제는 이후에도 5건의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특히 화재 원인 배터리로 언급되었던 삼성SDI와 LG화학이 자체적인 안전 강화 대책을 내 논 이후에도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ESS 화재 조사위원회는 올해 8월부터 10월 사이 추가로 발생한 5건의 ESS 화재 원인 조사 중이다.

 

제공=SK이노베이션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한 영토 확장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영토 확장 자존심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6일 GM과 미국 오하이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기로 했다. 이번 공장 설립을 통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4각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LG화학은 내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약 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글로벌 1위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중국 장쑤성 창저우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한 공장을 준공했다. 이로써 전기차 연산 약 25만대에 공급 가능한 약 12.2GWh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어 헝가리 코마롬 공장도 완공되면 배터리 생산 능력은 19.7GWh로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100GWh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SDI도 톈진에 4000억 원을 투자,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한편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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