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마트 vs 롯데마트, 와인 가격인하 본격화... 편의점업계도 가세
롯데마트 직원들이 롯데마트 매장에서 가성비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롯데마트 제공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연말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와인을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심차게 들여온 ‘정용진 와인’을 시작으로 가성비 좋은 와인들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혼술족’, ‘홈술족’ 등이 늘면서 소주와 맥주 대신 와인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수요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늘어나는 와인 수요에 맞춰 저렴한 와인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도 좋아 매출도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도 인근 롯데마트의 한 점포를 취재한 결과 저렴한 와인을 구매하고 맛이 좋아 다시 구매하는 소비자도 상당했다. 한 소비자는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와인이 5000원도 안돼 한 번 구매해서 마셔봤는데 입맛에 딱 맞아서 다시 사러 왔다”라며 “와인은 비싸기만 한 줄 알았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와인을 마셔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정용진 부회장은 밀라노 엑스포 현장을 방문한 와인매장에 오랜 시간을 머물려 '와인사랑'을 표했다. 사진/ 정용진 페이스북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와인 매출이 국내외 맥주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가보다 저렴하게 내놓는 일부 제품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이마트의 와인 매출 비중은 지난 19일 기준 올해 23.3%를 기록했다. 지난해 20.2%에서 3.1% 증가했고 2017년보다 5.5% 늘어난 비중이다. 반면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총 매출 비중은 2017년 50.5%에서 올해 43.8%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와인은 올해 품목별 전체 매출 순위도 크게 올라 10위권 진입도 달성했다.

이처럼 와인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가성비 좋은 와인을 꾸준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저가와인 전성시대의 신호탄을 쏜 것은 이마트였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상시적 초저가 정책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하나로 칠레산 ‘도스코파스’ 와인을 한 병에 4900원으로 출시한 것이 시작이었다. 도스코파스는 출시 70일 만에 70만병 이상이 팔려 하루에 1만병 씩 팔린 꼴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한 소비자가 이마트 매장에서 칠레산 '도스코파스' 와인을 보고 있다./이마트 제공 

롯데마트도 이에 뒤질세라 칠레산 ‘나투아’ 와인을 이마트 도스파코스보다 100원 더 낮은 4800원에 내놓았다. 값비싼 술이라고 여겨졌던 와인을 소주, 맥주 등과 비슷한 가격대에서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유통업계가 와인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업계가 납품방식을 새롭게 바꿨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는 직접 와이너리(양조장)과 계약을 맺고 물량을 수주한다. 이를 대규모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면서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과거 소규모 와인수입·도매사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대형마트 코너에 제품을 납품하던 것과 크게 구분되는 양상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1000병에서 3000병 정도만 수입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마트도 최근 신제품을 수입할 때 한 번에 3만병을 대량으로 발주해 현지가보다 낮은 가격에 와인을 들여올 수 있었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격을 대폭 낮추고 많은 고객들이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며 “최근 와인을 처음 구매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어 와인 매출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GS25·CU·이마트24 등 편의점업계도 전국 각지에 점포가 있다는 특성을 살려 각각 와인 예약 서비스, 할인 판매, 전용 멤버십 등을 진행하며 손님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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