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민원의 61.9% 보험사 민원…악성 민원에 노출
콜센터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 해소 필요성 대두
찾아가는 상담부터 개인적인 고민·자녀 진로도 상담
손해보험사들이 콜센터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픽사베이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고객 응대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감정노동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8일 발표한 ‘2019년 1~3분기 금융민원 발생 및 처리 동향’에 따르면 3분기 누적 금융민원은 총 6만1052건이었다. 이 중 61.9%(3만7817건)가 보험업권에서 발생했다.

손보 민원은 2만2682건으로 보험민원의 60%에 육박했다. 특히 민원 업무 특성상 성희롱이나 폭언 같은 악성민원에 쉽게 노출돼 손보사 콜센터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인권보호 및 고충 해결 위해 상담·응원 프로그램 운영

한화손해보험은 2017년 9월부터 매월 ‘힐링콜’을 통해 관리자의 응원메시지 전달과 함께 월 20만원 상당의 선물을 시상한다. 대구컨택센터에서는 자존감 향상, 회복탄력성을 위해 감성관리 교육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자존감 성장 및 조직효율성 강화를 위해 ‘칭찬·격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문화가 있는 날’, ‘서비스 마인드 향상과정’ 등도 준비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직무만족도 조사 결과, 고객 응대 후 감정회복 및 악성호객 응대 시 자괴감에 빠졌다는 응답자가 6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반복적 고객응대 업무에 따른 직무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양한 감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내부만족도 제고 및 외부고객에 대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상담사 인권보호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상담사 보호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같은 해 3월부터 전 상담원 대상으로 의무상담제도 도입했다. 지역근무 직원들을 위해 찾아가는 상담서비스인 ‘심평정’을 운영하고 있다. 폭언상담이나 장시간 상담을 할 경우 의무적으로 힐링 시간을 부여하도록 제도화했다.

KB손해보험은 상담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교육, 직무, 건강 등으로 세분화해 관리하고 있다.

우선 KB손보의 자회사인 KB손보CNS는 고경력자의 번아웃 증후군 극복을 위해 ‘소확생in’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감정노동자의 직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주 1회 이상 ‘힐링숲’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KB손보 차원에서도 현장 접점 직원들을 위해 가족사랑캠프, 골드멤버 시상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 직무 스트레스부터 가족·자녀문제까지 상담…직원 자녀 진로상담도 제공

현대해상의 콜센터 업무를 담당하는 현대씨앤알은 지난 2011년부터 행복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콜센터 직원이 상담을 원하는 경우 신청을 통해 상주하고 있는 상담실장과 최대 5회 동안 1시간 동안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현대씨앤알 관계자는 “한 해 평균적으로 597회 정도의 상담이 진행되며 여름·겨울방학 때에는 직원들의 자녀에게도 진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2013년 9월부터 ‘마음애 심리상담실’을 개소해 서울, 전주, 안양, 원주에서 운영하고 있다. 서울과 전주 콜센터의 경우에는 회사 건물에서 상담실도 같이 운영한다. 안양, 원주 센터는 회사 인근에 별도 공간을 임대해 운영 중이다.

상담은 1회 당 50분으로 최대 10회까지 받을 수 있다. 내담자의 상황에 맞게 대면, 메신저,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담을 제공한다.

상담 내용은 정서, 가족·자녀, 직무스트레스 등의 부분에서 주로 이뤄졌다. 이에 상담실에서는 신입 정착을 위한 정기 교육뿐 아니라 개인별 성향 분석과 육아 및 자녀 양육에 대한 특강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심리치료에 참여한 한 직원은 “고객들에게 지친 마음이 상담심리를 통해 케어 되는 것 같아 좋다”며 “사적인 일들도 더불어 상담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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