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정진영, 최지연 기자] 천만영화 다섯 편, 버닝썬 사태, ‘프로듀스 101’ 조작 논란 등 올 한 해 연예계는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는 소식으로 가득했다. 굵직한 이슈들이 많았던 2019년 연예계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뭉쳤다. 발로 뛴 기자들이 ‘사심 아닌 사심’을 담아 각 분야별 최고와 최악을 꼽았다.

■ 최고의 영화 vs. 최악의 영화

최고의 영화 ‘기생충’

올 한 해 가장 작품성과 흥행까지 모두 거머쥔 영화 ‘기생충’.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조명 받아. 국내에서도 개봉과 동시에 뜨거운 호평 얻어. 총 1008만5123명을 동원하며 인기 입증. 영화는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빈부격차와 계급사회 조명.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상황 속 유머와 슬픔이 공존하는 영화로 N차 관람까지 이어져. 북미 개봉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받고 있음. LA, 뉴욕, 시카고, 토론토, 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상을 줄줄이 휩쓸며 연일 낭보 울려. 내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도 감독·각본·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또 내년 2월 9일 열리는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국제 장편 영화상(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지명돼.

최악의 영화 ‘얼굴없는 보스’

시대를 역행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얼굴없는 보스’. 영화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건달 세계에 멋진 남자로 폼 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일념으로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끝없는 음모와 배신 속에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보스(천정명)의 이야기 그려. 언론시사회 당시 스토리, 연출, 연기 모두 엉망이라는 혹평 받아. 현실적이고 비참한 조폭 세계를 재조명하고 청소년 관객과 젊은 세대들에게 올바른 선도 영화가 되길 바란다는 취지와 달리 조폭 미화영화와 다를 바 없는 전개와 결말로 눈살 찌푸리게 해. 최종 관객 수 2만3711명에 그쳐.

■ 최고의 장면 vs. 최악의 장면

최고의 장면 ‘VIP’ 장나라, 이상윤 표예진 불륜 폭로

불륜을 다룬 드라마로 뜨거운 화제의 드라마 SBS 월화극 ‘VIP’. 다소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울분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월화극 중 독보적인 1위 차지하며 인기 과시. 극 중 시청자들에게 유일하게 ‘사이다’를 선사한 장면은 바로 나정선(장나라)이 박성준(이상윤)과 온유리(표예진)의 불륜을 부사장(박성근) 가족에게 폭로한 신. 나정선은 온유리의 아버지이기도 한 부사장 앞에서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라고 합니다”라며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 폭로. 해당 장면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 이끌어내며 ‘VIP’의 대표적인 사이다 장면으로 꼽혀.

최악의 장면 ‘배가본드’ 접대신

도대체 이 장면이 왜 필요했을까. 마치 영화 ‘내부자들’의 접대신을 따라한 느낌마저 든 장면. SBS 대작 ‘배가본드’ 3회에서 고위층을 상대로 한 성접대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타. 극 중 제시카 리(문정희)는 전투기 사업인 FX사업권을 따기 위해 국방부 장관 심복들에게 접근. 이들의 약점을 쥐고 흔든 뒤 여성 접대부들을 들여. 상반신을 탈의한 채 음주가무를 즐기는 남성들과 모자이크로 처리된 여성들의 노출 장면이 그대로 등장. 15세 이상 관람가인데다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오후 10시에 방송된 장면이라고 하기에 믿기지 않다는 평.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는 작품인만큼 성접대신에 대한 비난 들끓어.

■ 최고의 드라마 vs. 최악의 드라마

최고의 드라마 KBS '동백꽃 필 무렵'

옹산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적인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첫 방송 이후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며 올 한 해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인 최고시청률 23.8%까지 기록. 공효진, 강하늘, 손담비, 오정세, 염혜란 등의 배우들이 선보이는 감칠맛 나는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 기본적으로 멜로와 로맨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거기에 까불이라는 존재를 찾아가는 스릴러적 요소가 더해지면서 복합장르 드라마의 매력을 나타내.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촬영지였던 포항 구룡포까지 인기 누리고 있어.

최악의 드라마 tvN '아스달 연대기'

540억의 제작비 투입으로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끌었던 '아스달 연대기'. 장동건, 송중기, 김옥빈, 김지원 등 화려한 캐스팅에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를 집필했던 김영현, 박상연 작가 그리고 '미생', '나의 아저씨' 등을 연출했던 김원석 PD까지 모여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화제. 그 동안 드라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이 한층 더 기대를 모아. 하지만 방영 내내 시청률은 평균 6%대에 머무르며 부진한 성적 거둬. 케이블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해도 화제를 증명하지 못한 시청률. 한국 역사 드라마 특유의 진부한 배경설명, 서사전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과 시대 배경과 맞지 않게 과한 의상, 액세서리에 대한 지적 받아. 6월 첫 방송을 시작한 후 7월까지 파트 1, 2까지를 끝낸 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2달 간의 휴지기를 가진 뒤 9월부터 파트 3에 해당하는 6부작을 이어 공개했지만 최고시청률 7.7%에 그쳐.

■ 최고의 연기 vs. 최악의 연기

최고의 연기 '왜그래 풍상씨' 유준상

KBS '왜그래 풍상씨'에서 작은 카센타를 운영하면서 동생들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 이풍상으로 분한 유준상. 중년 남성의 캐릭터를 현실성 있게 잘 그려내. 흔히 말하는 막장 소재와 답답함이 느껴지는 극 전개 속에서 몰입도 높은 연기를 선보였다는 호평 받아. 더불어 드라마가 최고 시청률 22.7%까지 오르며 좋은 성적 거둬 올해 강력한 '연기대상'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어.

최악의 연기 KBS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김하경

KBS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 최고시청률 35.9%까지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극 중 강미혜로 분한 김하경의 인기는 인기를 얻지 못해. 표정과 대사 처리에 있어 어색하고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 또한 떨어진다는 혹평 얻어. 엄마와 세 딸의 이야기가 극의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김하경의 분량 역시 극 전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딸들의 이야기 중 김하경이 분한 강미혜의 스토리가 가장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 받아. 다수의 시청자들이 김하경의 분량을 줄여달라는 목소리를 높인 바 있어.

■ 최고의 노래 vs. 최악의 노래

최고의 노래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2013년 데뷔, 학교부터 청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계속 사이즈를 키우며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방탄소년단. 남미, 미주, 유럽까지 사로잡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 그룹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들이 돌아본 것은 소소하고 작은 행복들. 자신들에게 응원과 사랑을 주는 팬들의 하루하루가 궁금하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예쁜 의미만큼 밝고 흥겨운 멜로디로 다시 한 번 많은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최정점에 있는 아이돌이 작은 것에 눈을 돌리고 가치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빌보드는 이 노래를 2019년 최고의 노래 톱 100에서 37위에 꼽기도.

최악의 노래 ‘-지마’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대표 곡인 ‘-지마’는 공개됐을 당시만 해도 이전 시리즈인 ‘프로듀스 101’ 시즌 2의 대표 곡인 ‘나야 나’ 때보다 빠르게 조회수를 올리며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로듀스X101’이 투표 조작 논란에 휘말리며 ‘-지마’ 역시 불명예를 얻게 돼. 이미 데뷔할 12명이 정해져 있었다고 하는데 ‘빛이 보이지 않아 끝없는 터널 속 무서워 겁이 나. 알 수 없는 내일이 너무나 두려워’라는 가사에서 진정성이 느껴질리가.

■ 최고의 한마디 vs. 최악의 한마디

최고의 한마디 조여정 “연기는 짝사랑”

영화 '기생충'으로 재주목 받으며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받은 조여정. 조여정은 1997년 패션 매거진 쎄씨 모델로 데뷔, 데뷔 20주년을 넘긴 베테랑 배우. 하지만 스크린 주연은 2010년 영화 ‘방자전’이 처음이었을 만큼 때로 대중과 자주 만나지 못 하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연기가 '짝사랑'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라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짝사랑해왔다"는 조여정의 진심 어린 수상 소감에 많은 이들 눈시울 적신 건 이 때문일지도.

최악의 한마디 최종훈 "성관계는 없었고 있다 하더라도 강제성이 없었다"

집단 성폭행 혐의로 올 한 해를 재판으로 보낸 최종훈. 법정에서 "성관계는 없었다"고 하다가 "혹시 있었다 하더라도 강제성이 없었다"는 앞뒤가 안 맞는 발언을 해 빈축. 최종훈은 정준영 등과 함께 2016년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 재판부는 “호기심 혹은 장난으로 보기엔 범행이 너무 중대하고 심각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실형 5년을 선고. 최종훈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황.

사진=CJ엔터테인먼트, 좋은하늘 제공·SBS 방송화면, KBS2, SBS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OSEN 

양지원, 정진영,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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