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주민 동국대 교수 "보험 제도, 완벽한 것 아니라 보완할 필요 있어"
[인터뷰] 백주민 동국대 교수 "보험 제도, 완벽한 것 아니라 보완할 필요 있어"
  • 권혁기 기자
  • 승인 2019.12.26 14:31
  • 수정 2019-12-26 16:30
  • 댓글 0

"자살, 사회적 문제와 보험사 간 문제라 분쟁 속에서 해결해야할 숙제"
"손해사정사, 보험금 산정 및 지급 등 고객과 보험사간 징검다리 역할"
"사연 있는 사건 해결했을 때 손해사정사 보람 느껴"
백주민 교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손해사정 사례로, 어머니에 이어 그 아들과 관련된 사고까지 연달아 해결한 일을 꼽았다. /권혁기 기자
백주민 동국대 법무대학원 금융보험학 겸임교수. /권혁기 기자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사고나 사건으로 인해 보험금을 청구해야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쉽게 보험금을 받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보험금 청구가 반려될 때도 있다. 고객과 보험사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손해사정 제도가 있다. 보험사가 선임한 손해사정사도 있지만 고객이 먼저 손해사정사를 선임하고 도움을 받기도 한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객관적인 손해사정이 될 수 있도록 고객이 직접 손해사정사를 선택할 수 있는 '손해사정사 선임권 제도'가 시행된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청구 접수시 보험금청구권자가 손해사정사 선임 관련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안내를 해야하며, 보험사가 손해사정 선임을 거부한 경우 보험금 청구권자에게 그 사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손해사정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게 된 셈이다. 한스경제는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큰믿음손해사정'에서 백주민 동국대 법무대학원 금융보험학 겸임교수를 만났다. 백 교수는 경찰대 외래교수,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손해사정사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다음은 백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손해사정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

"지난 2004년 손해사정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 전에 보험영업 조직에 5년 정도 있었다. 근무하다 보험 제도를 자세하게 공부했고 손해사정사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2년 정도 준비해 합격했다. 예전에는 장벽이 높았다. 90년대에는 1년에 5명이 뽑히기도 했다. 그러다 문민정부 들어 1년에 200명 정도 합격했고, 지금은 400명 정도 자격증을 손에 쥔다."

-손해사정사의 정확한 업무는 무엇인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신체손해사정, 물건과 관련된 재물손해사정, 차량손해사정, 이를 모두 합친 종합손해사정사로 구분된다. 업무의 형태에 따라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있어 받는 사람 사이에 공정성의 문제가 없는지, 그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보험금 산정 및 지급 등 고객과 보험사간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보통 보험사에 소속된 손해사정사도 있고 보험사 외적으로 업무를 보는 독립손해사정사가 있다. 문제는 보험사와 피해자 사이에서 공정하게 손해사정을 해야하는데 힘의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래서 금융당국이 손비자가 손해사정사를 선택할 수 있게 바뀌고 있다. 피해자들도 권리 보호를 위해 손해사정사를 선임할 수 있게 하면 논쟁이 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업무의 강도가 상당할 것 같다.

"예전에는 일이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다. 손해사정사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보험사를 상대로 업무를 보기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업무를 보다보면 보험사의 불합리함이나 절차상 분쟁이 발생한다. 그만큼 피해자들이 어려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중심에 선 손해사정사의 역할이 크다. 의뢰인의 사건이 처리됐을 때 보람을 느끼고 위로를 받는다."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국가 재난사고에 많이 참여했다. 태안 기름유출, 한전 순환 정전사고, 강원도 고성 산불 등 한국전력과 관련된 사건들이 많았다. 고성 산불의 경우 아직도 70여명의 손해사정사들이 현장에 남아 손해사정을 마무리 중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집 근처 교회로 매일 새벽기도를 가던 한 어머님의 교통사고였다. 나이가 있었기에 후유증을 감안하면 아쉬운 합의금을 보험사에서 제시했다. 그 분의 아들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저를 만났다. 저는 사건을 살펴보고 상대 보험사에서 제시한 금액보다 높은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고, 좋은 결과로 이끌었다. 아드님은 매우 감사해 했고 사적으로도 연락하게 됐다. 그러다 1년쯤 뒤에 한국도로교통공사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던 그 아들이 경부고속도로에서 안전조치를 하던 중 졸음운전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번에는 그 분의 아내께서 남편이 저에 대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연락을 해주셨다. 그렇게 다시 손해사정을 했고, 산재처리와 개인 보험에서도 공정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최근 모 보험사 설계사가 아파트에서 떨어져 사망했는데, 이를 두고 자살 여부로 말들이 많았다.

"자살에 관한 손해사정은 매우 어렵다. 자살율이 사회적인 문제로 거론되면서 보험사와 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는 분쟁 속에서 해결해야할 숙제다. 보험제도가 다 완벽한 게 아니기 때문에 결함이 보이면 보완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계리사를 통해 적정한 보험료와 상품을 만든다. 보험료와 보험금은 보험사가 유지되는 근간이기 때문에 보험금이 많이 나가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보험사기 역시 보험료를 올리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보험은 10년, 20년, 평생가는 상품도 있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건이 내재돼 있다고 봐야한다. 예전에는 몰라서 청구하지 못했던 보험금이 최근 늘어나면서 보험료가 오르기도 했을 것이다. 보험사기 역시 늘었는데, 그래서 보험사기 특별법이라는 것도 생겼다. 보험사기 근절이 절실하다. 그러나 보험사기와 정당한 보험금 청구의 색깔은 완전히 다르다. 보험업에는 사행성이 분명 있다. 많이 내면 많이 받기 때문이다. 고액 보험 가입자나 여러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며칠만 입원해도 입원 및 치료비로 1000만원을 받기도 한다. 2번만 그렇게 받으면 보험사 블랙리스트에 올라, 그 사람이 입원만 하면 보험금을 편취하기 위해 입원하는 게 아니냐는 프레임이 씌워진다."

-그럴 때 손해사정사의 역할이 크겠다.

"사실 손해사정사는 피해자나 보험사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된다. 손해액을 입증하고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근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보편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현실적으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미지급한 건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대부분 장애나 고액인 경우가 많다. 악의적으로 통원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캠페인 등을 통해 보험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인식의 변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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