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허락된 인원만 관람 가능…주 수요층 공략 차원
청약자 "보고나서 청약해야될 것 아니냐" 불만
지난 9월 서울시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몇시간 전부터 번호표 뽑고 기다리고 있어요", "언제 들어갈 수 있나요" 견본주택 앞 방문객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엔 입장 전 긴줄을 서던 견본주택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건설사들이 사전 예약제를 운영하면서 부터다. 이젠 변호표를 뽑고 몇시간을 현장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예약된 시간대 편하게 방문하면 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사전 예약제가 신청만하면 당첨되는 100% 당첨제가 아니라서 예약 실패 시 견본주택을 보지도 못한 채 청약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2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개포프레지던스자이의 견본주택을 오는 27일 개관한다. 관람은 예약방문 당첨자만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청약기간이 끝난 이후에는 예약없이도 견본주택 관람 및 방문이 가능하다.

대신 GS건설은 직접 방문을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자사 유투브 채널을 통해 개포프레지던스자이의 타입별 평면 유니트와 청약정보, 모집공고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보다 먼저 롯데건설이 지난달 르엘 신반포 센트럴·대치를 분양하면서 견본주택 '사전예약제'를 시행했다. 당시 사전예약 시행 방침을 밝힌지 이틀여만에 사전예약이 마감되며 사전 예약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러한 민원이 계속되자 결국 롯데건설은 예약을 하지 못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루 200팀씩 선착순 입장을 받았다.

이밖에도 태영건설의 '운정신도시 라피아노'와 '덕수궁 디팰리스', 송파구 소재 오피스텔 '르피에드' 모두 사전 예약제로 방문객을 받았다.

통상 견본주택 개관일마다 인파가 몰려 입구쪽 긴줄이 만들어 지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배경에는 주택 구매력을 갖춘 주요 수요층을 더욱 공략하겠다는 건설사의 전략이 깔려 있다. 그래서인지 이 제도는 강남권 등 고급 주택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모든 이들에게 견본주택을 열어줬었다면, 이제는 실제로 구매여력이 있는 주 수요층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반인 대상으로 했던 홍보는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A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한남더힐이나 갤러리아 포레,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와 같은 고급단지가 견본주택을 개관한다고 하면 사전예약제로 시행할 수 있다"며 "오히려 이런 단지는 일반인 대상으로 홍보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이러한 전략은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높다. 사전 예약이 신청만하면 100% 당첨되는 게 아닌데다, 만약 사전예약에 실패하면 청약기간이 끝난 후에야 주택형의 유닛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보기도 전 구매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달 르엘 신반포 센트럴·대치 견본주택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사전예약이 있는 줄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됐다"며 "처음에는 롯데건설 측에 문의했는데 관람자체가 안된다고 했었다. 청약자들이 주택형을 둘러보지도 못하게 하고 청약을 넣도록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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