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이상윤이 SBS 'VIP'에서 불륜 연기를 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상윤은 일이 잘못돼도 변명을 하기보단 말을 삼키고 감내하는 VIP 전담팀 팀장 박성준 역을 맡았다. 불륜의 모습을 군더더기 없이 소화하며 여러 시청자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윤은 "SNS로 메세지를 많이 받았다. 예전에 알고 있는 친구가 캐나다에 사는데 다 같이 모여서 스크린으로 'VIP'를 본다고 하더라. 다 같이 욕하면서 본다고 해서 밖에 다닐 때 조심해야 할 거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불륜 소재 작품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부담스럽지 않았나.
"어떤 인물을 연기한다고 해서 그를 찬성하거나 그처럼 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 사회적으로 나쁜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라면 조심해야겠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를 하고 그걸 통해서 하면 안 된다는 걸 결국 보여주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 정선을 배신하고 유리를 좋아하게 된 과정이 설득력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미리 결말을 알고 대본을 접하면 편견을 갖게 될 것 같아서 시놉을 미리 보지 않았다. 나중에 감독님, 작가님과 만나서 얘기하면서 알게 됐는데  유리와 성준은 처한 상황들이 비슷해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드라마 전개가 정선의 시점으로 진행되다 보니 결국 성준의 이야기가 변명처럼 보이지만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 성준이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안 하는 경향도 있다.
"성준의 서사가 촘촘하지 못하고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전체 이야기를 할 때 뒤로 갈수록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했다. 처음에는 성준의 불륜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드라마 절반 정도가 진행되기 때문에 성준이라는 인물이 그걸 더 극적으로 그려주는 장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뒤에 가서도 시점이랄까, 감정의 베이스가 정선의 위주로 가기 때문에 성준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못하는 건 당연한 것 같다."

- 그래서인지 표정이 한결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누군지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될 수 있게끔 보이도록 노력했다. 누구인지 밝혀지면 재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성준이라는 인물 자체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 해석하고 연기했다. 감정은 있지만 그것 좌도 편하게 다 드러내지 못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 그럼 성준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말이 없는 모습이 끌렸던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담아두는 설정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작가님이 성준이라는 인물을 쓸 때 저를 생각하고 썼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처음 대본 볼 때부터 열린 마음으로 봤는데 읽다 보니 흥미로워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얘기하고 드러내는 것보다 속으로 감추는 인물을 하고 싶었다."

- 성준과 실제 이상윤은 어떤 부분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나.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그러는 걸 쓰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지금 반응들을 보면 잘 반영된 것 같다. 이미 숨기는 것 없이 다 밝혀진 후에도 뭔가 반전이 있을 것 같다는 시청자들이 많더라. 작가님이 일부러 그런걸 노리신 게 아닌가 싶다."

- 어쩔 수 없지만 성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다.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성준이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한 것일 뿐 그걸 해도 된다는 의미로 연기한 건 아니다. 화난다고 해서 누구를 때리거나 해를 가해서는 안되지 않나. 그저 화가 날 수 있겠다는 설득력을 갖고 연기했다. 정선을 두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힘들어하는 유리한테 가는 선택은 분명 잘못된 선택이다. 그러니까 보시는 분들이 화내는 것도 당연하다. 옳지 않은 행동이다."

- 연기하다가 정말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도 있었나.
"중 후반부 대본이 나오는 순간부터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까지 끌어갈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예상했던 것 보다 더 강한 방향으로 진행됐던 것 같다. 물론 두 사람이 그것 때문에 일종의 대립을 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커질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 평소 댓글은 잘 찾아보는 편인가.
댓글은 다 못 보지만 SNS로 오는 메세지는 다 읽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전제작이라서 댓글을 많이 찾아봤다. 드라마 자체가 초반부터 궁금증을 유발한 후에 시청자들이 잘 따라오는지 체크해야 하는 작품이다 보니 어떻게 봤는지, 궁금해 하는지, 누구로 생각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 기억에 남는 반응이나 댓글이 있었나.
"정말 많다. 일단 너무 싫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말 살벌하게 싫어하셨다.(웃음) 몇 분들은 그냥 'hate'라고 하시기도 하고. '장나라가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버리냐 정신 차려라' 이런 것도 있었고 '팬이었는데 이 작품 보고 싫어졌다'는 분들도 있고 대부분 저를 마음에 안들어 하셨다."

- 시청자들에겐 비난을 받았지만 그래도 올해의 자신을 칭찬한다면.
"소속사 식구들끼리 연극 한 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석에서 얘기하다가 자선공연 처럼 연극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시작했다. 3, 4년 전부터 얘기가 나왔고 올해 초부터 계획해서 하게 됐는데 하고 나니 정말 뿌듯했다. 배우들끼리도 돈독해지고 연기도 좋아지고 좋은 곳에 기부할 수 있는 것도 의미가 있어서 매년 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배우고 싶은 게 있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못했다. 작년에 시작했다가 손가락 다치면서 멈춘 피아노를 다시 배우고 싶다. 그리고 최근에 '집사부일체'에서 알게 됐는데 무용을 하면 몸을 활용하는 게 달라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무용도 배워보고 싶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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