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가수 메이다니가 진심을 담은 노래들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팬들과 가까이서 만나고 있는 메이다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익숙해진 덕일까 '다니맘대로해'부터 '약해'까지 최근 발매한 노래들엔 메이다니 자신의 색, 자전적 이야기가 묻어나 있다. JYP, YG를 거치며 아이돌 스타가 되기 위한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쳤던 그는 이제 직접 곡을 쓰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싱어송라이터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약해'는 가정폭력을 담은 자전적인 노래다. 이 같은 내용을 곡으로 쓰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음원이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 내 삶이 녹아 들어 있는 노래라 의미가 크다.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대중이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해 줄 거라는 것도 사실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냥 내겐 이 곡 자체로 의미가 있다. 어디에선가 가정폭력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 아닌가. '약해'를 통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

-작업 기간은 어느 정도 걸렸는지.

"트랙은 미리 완성을 했는데 이 곡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는 꽤 오랜 기간 동안 고민했다. 평소에 떠오르는 멜로디나 가사들을 적어 놓곤 하는데 그게 이 곡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무거운 내용을 담은 노래라 다른 곡들보다는 작업 시간이 꽤 오래 걸린 편이다."

-'약해' 작업을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많이 떠올려야 했을 텐데 힘든 점은 없었나.

"당연히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싱어송라이터로 살아가기로 한 이상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내용, 다른 이들의 경험을 빌려 곡을 만드는 건 이 시점에서 내가 원하는 건 아니다. 앞으로도 나의 많은 이야기들을 대중에게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안좋은 기억들을 떠올리는 건 힘들지만 그런 경험들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불안장애를 비롯해 이번 '약해'까지 자신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 약점 같은 것들을 당당히 공개해 화제다.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내게 됐는지.

"싱어송라이터로 살아가고 있으니 '나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살아 있구나'라고 느끼게 해주고 힘을 주는 역할을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약해'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는지.

"제목은 '약해'지만 곡 안에는 '강함'이 들어 있다. 타인이 날더러 '약하다'고 할지라도 내 안에는 강함이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다른 이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나로서 살아가길 원했다. '한심하게 춤춰'라는 가사가 이 곡의 핵심을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힘든 상황에 놓인 나 자신을 내려놓고 살아 있음을 느끼라는 의미를 담은 구절이다. 어딘가에서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런 의미들이 다가가서 힘을 내게끔 해줬으면 좋겠다."

'약해' 재킷.

-독자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대부분 곡들을 직접 쓰는 걸로 알고 있다. 작업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어디서든 얻는다. 내가 경험한 일들, 미래에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상상하기도 한다. 때로는 작품이나 그림을 보면서도 영감을 얻는다. 그 때 그 때 떠오른 건 꼭 기록을 해 놓는 편이다."

-'다니맘대로해'와 '약해' 재킷의 캐릭터가 동일하던데 어떤 의미가 있는 인물인지 설명해 달라.

"내 얼굴을 표현한 그림이다. 캐릭터의 표정은 '무(無)'다. 행복한 것도 아니고 아련한 것도 아닌 어떤 것도 없는 표정이다. 그런 감정들을 빼고 자연스럽게 나를 마주하는 것을 재킷에서 표현하고 싶었다. 잘 보면 '다니맘대로해'와 '약해'의 재킷에서 캐릭터의 메이크업이 달라져 있다. 앞으로도 그런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내서 변해가는 나 자신을 담고 싶다."

-'다니맘대로해'에 이어 '약해'로 180도 이미지 전환을 보여줬다. 올해 활동을 스스로 자평해 본다면.

"'다니맘대로해'를 기점으로 내 마음이 뜻하는 대로 내가 느끼는 대로 대중에게 나 자신 그대로를 어필하고 보여주고 싶었다. '다니맘대로해'는 대중이 좋아해 줄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약해'는 이미지 변신을 위한 곡이었고, 그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 갑자기 어두운 면을 보여줘서 대중이 적응을 못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줬다. 또 반주에 맞춰 댄스 커버를 해 주는 분들도 있어서 큰 감동을 받았다. 이번 곡을 계기로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나가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연말을 맞아 제주도 등 여러 지역 다니며 공연하는 걸로 알고 있다. 올해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이야기해 달라.

"가능한 많은 곳에서 공연을 하려고 하고 있다. 올해는 아마 공연으로 마무리하지 싶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만한 곡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음악 작업과 유튜브 활동을 병행하며 어려운 점은 없는지.

"두 활동을 병행하는 게 정말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팬들과 하는 소통이 무척 즐겁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나도 위로를 많이 받는다. 그 덕에 힘든 걸 잘 못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다만 구독자수가 어떻게 해야 느는 건지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어려운 점이 많다. (웃음)"

-최근 유튜브에 뛰어드는 스타들 늘어나는 추세. 가수로서 유튜브 채널을 가진다는 것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가수는 앨범과 앨범 사이사이 공백기를 갖지 않나. 유튜브를 하면 공백기에도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앨범 준비를 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실시간을 보여줄 수도 있고 팬들과 바로바로 소통도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스스로 영상을 기획하고 릴리즈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상을 공개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검수를 꼭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 했던 문제점이나 영상에 대한 타인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으니까."

사진=M Sound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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