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무원, 공익 요원이 일을 안한다고 불만 토로
알고보니 공무원이 공익에 ‘갑질’
3만 장 넘는 마스크 혼자 포장하게 해
인천의 한 공무원이 공익근무요원에 '갑질'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스경제=박창욱 기자] 한 주민센터 공무원이 “공익근무요원(사회복무요원)이 일을 안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불만을 토로한 가운데 알고보니 ‘갑질’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3일 ‘일을 안 하는’ 공익근무요원이 직접 나서 “3만장이 넘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혼자 분류하게 했다”며 본인 입장에서 사건의 전말을 밝힌 글을 올렸다.

앞서 19일 최근 주민센터에서 근무한다는 글쓴이가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공익근무요원 때문에 힘들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글쓴이는 “공익근무요원이 매일같이 근무를 기피하는데, 물건을 봉투에 배분해 담아달라고 부탁했더니 역시나 표정이 굳더라”라며 “(일을) 하고 나서는 물건을 잘못 배분해서 오류 난 것은 나보고 책임지라 전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한마디 했고 팀장님이 저를 불러서 따로 좋게 말씀하셨는데, 그걸 공익근무요원이 듣고 ‘하대한다’며 신문고에 올리고 민원을 넣겠다고 한다”면서 “추운 날 다른 군인들은 동원 훈련에 하루하루 힘들게 일하는데 자기는 따뜻하게 앉아서 근무기피 하는 것을 보니 열이 더 받는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공익근무요원이 26일 반박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구청에서 미세먼지 대책으로 마스크 3만 5,000장이 왔는데 (글을 올린 해당 공무원이) 나보고 이걸 30장씩 분류하라고 해서 2주 동안 하루 종일 혼자 했다”며 “마스크 30장씩 묶은 것을 상자에 넣으라 길래 다 넣고 마무리했는데 일주일 후 갑자기 다시 마스크 묶은 것을 꺼내 봉투에 넣으라고 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봉투를 주고 하라고 했으면 일을 두 번 할 이유가 없는데 내 입장에서는 화가 나지 않나”라며 “그래서 ‘혼자 3만 5,000장을 하다 보니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고, 나는 이 업무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다’고 했더니 공무원이 화가 나서 숙직실에서 주의를 주고는 옆에 있는 탕비실에서 다른 공무원에게 큰 소리로 내 뒷담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후 공익근무요원은 이 공무원이 “듣고 느끼라고 일부러 큰 소리로 욕한 거다”, “군대보다 편한 거 아니냐 참고하라”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이 “3만 5,000장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고 묻자 공무원이 “왜 도와달라고 안 했느냐”고 답 했다면서, 애초에 도와달라고 요청한 당시에는 “열심히 하라”며 도와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이 이를 두고 ‘갑질’이라며 공분하자 24일 공무원은 같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경솔한 행동이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되리라 미리 생각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며 “해당 공익근무요원과는 어느 정도 대화가 잘 마무리 됐는데 전적으로 제 행동에 문제가 있었고, 대화를 통해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잘못된 인식 또한 알게 됐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후 자필로 또 한 번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현재 이 공무원이 쓴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해당 공무원은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한 동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정식 발령 상태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당사자 간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고, 감사실에서 이후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공무원을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잘 모르고 잘못을 했는데, 향후 지켜보고 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할 것”이라 설명했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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