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기괴하고 망측하다. 영화 ‘캣츠’(24일 개봉)의 이야기다. 올드한 메시지와 원작을 이해하지 못한 해석, 제 몫을 하지 못한 캐릭터들까지 아쉬운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전세계 BIG4 뮤지컬로 꼽히는 원작에 먹칠을 제대로 하고 말았다.

뮤지컬 ‘캣츠’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힌다. 그만큼 원작 팬의 인기가 두터운 작품이다. 어찌 보면 영화로 만드는 것 자체가 도전이다. 영화 ‘레미제라블’(2012)을 연출한 톰 후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용기만 있는’ 도전을 했다.

뮤지컬은 다양한 목표와 꿈을 가진 고양이들의 화려한 등장과 퍼포먼스가 돋보인다. 스토리보다는 퍼포먼스 위주의 뮤지컬을 영화화시키다 보니 여러 가지 에로사항이 있었을 터다. 감독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영화는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

영화 '캣츠' 리뷰

톰 후퍼 감독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위해 뮤지컬에는 있지도 않은 캐릭터 빅토리아(프란체스카 헤이워드)를 스토리의 핵심축으로 만들었다. 빅토리아는 심성이 고운, 젤리클에서 가장 순수한 고양이다. 오로지 선한 마음이 유일한 장점으로 일찌감치 젤리클 고양이들의 지도자 듀터러노미(주디 덴치) 눈에 든다.

실제로 수석 무용수인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는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그래서일까. 러닝타임 내내 아쉬운 연기를 보여준다. 입을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뜬 표정만 유지하는 표정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 하품을 자아낸다.

원작 뮤지컬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그리자벨라(제니퍼 허드슨) 캐릭터는 또 어떻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리자벨라는 잘 나가던 젊은 시절과 달리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캐릭터다. 뮤지컬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한 데 반해 영화에서는 그저 눈물만 흘리는 유약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왜 그렇게 슬퍼만 하는지, 뒤에 숨기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도 없다.

적나라하고 어설픈 CG(컴퓨터 그래픽)는 두 말 할 필요 없다. 보기 민망할 정도로 여성 캐릭터들의 몸매를 과하게 부각한다. 특히 듀터러노미의 얼굴은 과하게 어색해 몰입마저 흐린다.

마치 공익광고를 보는 듯한 엔딩도 일품이다. 빅토리아가 나와 ‘고양에게 사랑받는 법’을 알려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쾌할 지경인데, 엔딩마저 이 모양이니 점입가경 수준이다.

영화의 유일한 장점은 제니퍼 허드슨이 ‘메모리’를 부르는 장면이다. 뮤지컬 영화 흥행작 ‘드림걸즈’(2006)에서 남다른 가창력을 뽐낸 그의 실력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러닝타임 109분. 12세 관람가.

사진=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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