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게임중독 질병분류, 넷마블 코웨이 인수, 엔씨 리니지2M 돌풍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2019년, 게임업계에는 긍정과 부정이 혼재한 한 해였다. '게임업계 맏형' 넥슨의 매각설로 시작한 1월부터 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이 불거진 5월, 모바일 MMORPG의 혈전이 펼쳐진 11월, 이세돌과 바둑 AI 대국이 주목받았던 12월까지 업계 관계자를 비롯, 국내 게임 산업의 시계는 눈코 뜰 새 없이 빠르게 돌아갔다.

경기도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 사진=정도영 기자

올해 게임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넥슨의 인수합병(M&A)이다. 넥슨 매각 이슈가 터져 나온 건 지난 1월 3일,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 대표가 본인과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인 98.64%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일본 넥슨 법인의 시가 총액은 1조2600억엔(약 13조원)에 달했다.

넥슨 인수전에는 국내·외 사모펀드(PEF) 3곳과 카카오, 넷마블 등이 뛰어들었다. 그러나 넥슨의 기업 가치가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투자·게임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굳혀졌고, 이후 NXC는 7월 매각을 자진 중단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매각 이슈가 사그라들었다.

매각이 무산되자 넥슨은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기존 PC온라인사업본부와 모바일사업본부를 통합해 통합사업본부 산하에 실무그룹을 두는 형태로 운영 방식의 변화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지난해 설립된 넥슨의 사내 노조 '스타팅 포인트'가 고용 안정을 외치는 집회를 여는 등 사내 안팍에서는 긴장감이 연일 맴돌았다.

지난 9월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 포인트'의 고용 보장 집회./ 사진=연합뉴스

해결책은 '던파의 아버지' 허민 대표의 재영입이었다. 넥슨은 지난 9월 9일 허민 대표가 창립한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허민 대표는 지분 확보 형식의 파트너십인 외부 고문으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 프로젝트 정리를 통해 '선택'과 '집중'에 들어갔다. 지나친 도전보다는 안정을 택하며 신작 출시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다른 이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였다. WHO는 지난 5월 25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ICD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국내 도입 여부는 정식 효력이 발생되는 2022년부터가 아닌 2025년 진행되는 KCD 개정 과정에서 결정되지만, 게임업계 내에서는 도입 반대의 목소리가 거듭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학계, 기관 등은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을 막기 위해 지난 5월 말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탄생시켰다. 이후 공대위는 보다 확실하고 체계적인 움직임을 위해 '게임 스파르타'를 출범, 정책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9월 출범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게임 스파르타'. / 사진=정도영 기자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M&A도 이슈로 손꼽힌다. 넷마블은 지난 10월 컨퍼런스 콜 형태의 IR(기업설명회)를 통해 "지난 5년간 게임사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 및 투자를 진행해왔지만, 최근 안정적인 수익 및 개발력이 확보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희소한 상황이다"며 "다양한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코웨이의 지분 25.08%를 확보, 1대 주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입찰에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넷마블의 이 같은 선택은 자사의 IT 기술력과 웅진코웨이의 사업영역을 결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실현시키기 위함이다. 즉, 이종산업으로 눈을 돌리는 과감한 시도를 택한 것이다. 넷마블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통해 오는 30일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4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넥슨 'V4' / 사진=각사 제공

하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은 뜨거운 승부가 진행 중이다. 주요 게임사마다 MMORPG를 기대작으로 출시,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엔씨소프트 '리니지2M'과 넥슨 'V4'가 그 주인공들이다. 현재 국내 양대 앱마켓 최고 매출 순위에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은 '리니지2M'이다. 형제 게임인 '리니지M'을 1위 자리에서 밀어낼 정도로 출시 후 폭발적인 인기를 받고 있다. 'V4' 역시도 침체를 겪고 있던 넥슨에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리니지2M'과 '리니지M'에 이어 매출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에만 초점을 맞춘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행보가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의견이 있지만 중국의 판호 발급이 아직까지 막혀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을 포함한 외산 게임들이 국내 게임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는 모양새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업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평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2019년은 넥슨과 넷마블의 M&A, 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뿐 아니라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이슈들이 가득했던 한 해였다"며 "부정적인 이슈가 많았던 한 해였던 만큼, 다가올 2020년에는 국내 게임 산업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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