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금호!" 아시아나, HDC현산 날개달고 범현대가 착륙
"굿바이, 금호!" 아시아나, HDC현산 날개달고 범현대가 착륙
  • 강한빛 기자
  • 승인 2019.12.29 08:00
  • 수정 2019-12-27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몽규 회장, 범 현대가 지원 힘입고 '모빌리티 그룹 도약' 선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1년 만에 전환기를 맞이한다. 금호그룹을 떠나 HDC현대산업의 품에 안기며 8개월간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은 앞서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 원(주당 4700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2조177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전 회장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겹치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12월 채권단과 구조조정 방식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밟았다. 그러다 지난 4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을 알렸고 8개월의 대장정 끝에 아시아나항공은 새 주인 맞이를 끝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4월 23일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모두 1조7300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7월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달 12일 매입가로 2조5000억 원을 적어낸 현산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산 컨소시엄은 지난달 14일부터 HDC그룹 내 각 부문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수 준비단을 출범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준비해왔다. 마지막 쟁점으로 떠오른 구주 가격과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지만, 금호산업과 현산 컨소시엄이 구주 매입가 3228억 원과 '통합' 손해배상한도 9.9%에 각각 합의했다. 인수 대상에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도 포함됐다.

HDC는 미래에셋과 인수작업에 착수해 내년 4월까지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등 모든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13년 이상 사용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날개' 모양의 윙마크도 교체될 계획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실무진들에게 13년 이상 사용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날개' 모양의 윙마크의 교체를 지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에 지불하는 상표권 계약도 내년 4월이면 종료된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사진=연합뉴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범현대가의 일원이 된 아시아나항공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몽규 HDC 그룹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과 관련해 "이번 아시아나 항공 인수는 HDC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금액 2조5000억 원 중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2조1772억 원 규모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투입한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만큼 재무 건전성이 회복된 이후 노선 경쟁력과 비용 효율성 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1000억 원에서 3조 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현재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30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등 범현대가에 항공사를 보유한 계열사가 없는 만큼 향후 범현대가의 직간접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항공 물류 기능이 필요한 계열사가 많기 때문이다. 범현대 계열사들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20일에도 만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에 인수를 앞두고 사전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HDC현산이 주축이 된 조직개편과 구조조정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대금도 당초 예상했던 4000억 원대보다 적은 3228억 원으로 내년 3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대출 1300억 원을 포함해 차입금 상환 등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즉시 인수작업에 착수해 아시아나항공을 조속히 안정화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사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며 "HDC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빨리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