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신재하가 'VIP'에서 마상우 역으로 분한 소감에 대해 밝혔다. 마상우는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지만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VIP 전담팀 사원이다. 극의 전반에 이어지는 이야기에 감초같은 역할을 하며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신재하는 "마상우가 눈치를 보는 캐릭터였다면 그런 결정적인 대사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눈치 없는 게 나쁜 의미가 아니라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솔직한 면을 가진 캐릭터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 'VIP'는 100% 사전제작이었다. 어땠나.

"아무래도 방송 전에 촬영이 끝나니까 실제로 방송을 볼 때는 낯선 것들이 많았다. 촬영하고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방송을 보니까 생소했다. 그래서 첫 방송 때 긴장을 더 많이 한 것 같은데 배우들끼리 모여있는 단체 채팅방이 조용할 날이 없어서 긴장이 좀 풀렸다."

- 이야기를 들으니 현장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들끼리도 호흡이 잘 맞았지만 무엇보다 스태프들이랑도 호흡이 잘 맞았다. 촬영 기간 내내 한 팀으로만 촬영을 해서 그럴 수 있었다. 매일 똑같은 사람을 만나니까 친해져서 연기하기 편하게끔 맞춰주기도 했다. 배우들간의 호흡도 그렇지만 스태프와의 호흡도 좋았던 게 방송에 잘 비춰졌다는 생각이 든다."

- 마상우를 연기하는 건 어땠나.

"감독님께서 상우는 분위기를 바꿔주는 역할이니까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상우를 준비하면서, 연기하면서 부담이 크진 않았다. 애드립을 하거나 장난기 섞어서 연기를 하더라도 선배님들이 잘 받아주셨다."

- 그럼 마상우와 실제 신재하를 비교해본다면.

"상우의 눈치 없이 해맑은 모습은 비슷하지 않지만 장난기 많은 모습들은 비슷한 것 같다. 같이 연기한 배우들도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볼수록 마상우랑 비슷하다고 하더라. 그런데 잘 보면 상우는 그렇게 눈치 없는 캐릭터는 아니다. 장난기 섞인 모습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인물 중 하나기도 하다."

- 연기하기 전 준비는 어떻게 했나.

"회사를 다녀보지 않아서 주변에 회사 다니는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마침 주변에 상우랑 비슷한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를 상상하기도 하고 얘기를 많이 나누기도 했다."

- 가장 이해가 안가거나 어려운 부분은 뭐였나.

"직접 연기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회사 내에서 부당하게 벌어지는 일들이 놀라웠다. 성추행 관련 사건이나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시키는 걸 보면서 이게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인가 싶었다. 그래서 친구들한테 물어봤더니 충분히 있을 수 있고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더라.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

- 그럼 실제로 연기한 신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현아가 상우에게 '쟤도 좋은 학교 나왔을텐데'라고 하는 대사를 마지막회에 다른 후배 직원한테 똑같이 했다. 그래서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쓰러졌었다. 애드립이었는데 마상우라는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신이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끝으로 갈수록 마상우가 어느 정도 철이 들지만 그래도 끝까지 마상우는 그대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안했다."

- 이번 작품을 통해 얼굴을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됐는데 다음에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사극을 해보고 싶다. 매번 버킷리스트에 있는 것 중에 하나일 정도로 꼭 해보고 싶다. 올해는 얼마 안 남아서 못하겠지만 내년에 기회가 있길 바란다. 사극에서 악역을 해보고 싶은데 얼마 전에 '녹두전'에서 강태오가 했던 역할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

- 앞으로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신재하 라는 이름을 기억해 주시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캐릭터로 기억해주시는 배우가 되고 싶다.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했을 때 시청자들의 기억에 더 잘 남을 것 같다. 매 작품 새로운 모습으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면 작품마다 이름을 다르게 기억해주실 것 같긴 하지만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들고 있다. 남은 20대는 어떻게 보내고 싶나.

"지금까지는 불안감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정되는 시기가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이런 다이내믹한 삶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불안감으로 느껴졌는데 이제는 거기에서 오는 긴장감이나 스릴을 즐기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남은 20대도 재밌고 다이내믹한 시간들이었으면 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최지연 기자 choijiye@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