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회장 직함 대신 사장으로, 연봉도 낮춰… 중대한 과실·부정행위 밝혀질 경우 사임 명시
구현모 KT CEO 내정자 /사진=KT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정권이 바뀔 때마다 KT 수장도 바뀐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외풍 논란이 잦았던 KT의 수장에 내부 출신의 구현모 사장이 확정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길지 기대가 모아진다.

지난 27일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자 결정을 보고받은 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에 구현모 사장은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구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석·박사를 마쳤다. KT에는 1987년 KT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경영지원총괄과 경영기획부문장을 거쳐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에 이르기까지 33년간 요직을 두루 맡은 정통 KT맨으로 불린다.

다만 황창규 현 회장 취임 후에는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함께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KT 이사회는 오랜 재직 기간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전문성과 통찰력이 높은 만큼 KT의 미래를 책임질 인물로 평가했다. KT 측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회장 선임부터는 회장이 아닌 사장 직함을 부여받게 됐다. KT는 내부적으로 ‘대표이사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 정서상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에 따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직함을 변경하고, 급여 등의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한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일 것을 명시하는 등 외압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규를 강화했다. 구 사장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KT 이사회는 조만간 정관 개정 등의 후속조치를 진행한다.

구 사장이 내년부터 3년간 임기를 시작하면 계열사 43개, 직원 약 6만1000명이 있는 KT를 이끌며, 5G와 AI 등 급속도로 변하는 ICT 환경에 대응하면서 미래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T는 내년 1월 경 정기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50대 중반의 구 사장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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