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30일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CJ그룹 제공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CJ그룹이 고심 끝에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규임원과 승진을 대폭 줄이고 여성임원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사업 확장으로 악화된 경영상황을 타개하고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빠르게 정상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이 이번에 단행한 인사는 성과주의를 통한 경영 정상화가 목표다.

우선,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 강신호(58) 총괄부사장을 앉혔다. 강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식품사업부문 대표로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고, HMR 등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전임 신현재 대표이사 사장(58)은 CJ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R&D 경쟁력 강화와 인재발굴에 힘쓰기로 했다.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신임 대표이사는 SK텔레콤 IoT사업부문장과 DT(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 추진단장 등을 지내고 지난 9월 CJ그룹에 영입됐다. 오랜 기간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그룹 전반의 DT전략과 IT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외국계 브랜드와의 경쟁 속에 토종 ‘헬스앤뷰티 스토어’의 지속 성장을 견인했다. 중소 K뷰티 업계와 상생의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 역시 ‘호텔델루나’, ‘아스달 연대기’ 등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K드라마의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J여성임원 중 내부승진으로 부사장까지 오른 사례는 최대표가 처음이다.

신임임원은 19명이 배출됐으며, 예년에 비해 축소된 규모이다. 평균 연령은 45.3세로 지난해(47세)보다 낮아졌다.

승진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성 임원 발탁 기조는 이어졌다. 특히 신임임원 중 4명이 여성으로 전체 신임임원의 21%에 달했다. 영양사 출신으로 뛰어난 영업실적을 낸 배수영 CJ프레시웨이 FS본부장(45), 영화상영관을 복합문화공간(컬처플렉스)으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한 박정신 CJ CGV 신성장담당(45) 등이 포함됐다.

CJ 관계자는 “신임임원 여성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라며 “여성 리더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확산해 온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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