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쥐띠 리더' 내년 행보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및 미래 먹거리 찾기에 주력
(왼쪽부터) SK 최태원회장, CJ 이재현회장, 신세계 정유경 총괄사장. / 사진제공 = 각사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풍요와 번영으로 통하는 경자(庚子)년 '흰 쥐'의 해가 밝았다. 2020년 재계에는 지혜와 총명함을 갖춘 유능한 최고경영자(CEO) 및 리더가 대거 포진해 있는 만큼 얼어붙은 경제난에서 뛰어난 전략으로 기업의 미래를 이끌 ‘쥐띠 리더’를 소개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쥐띠 경영인들이 올해 사업을 이끌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가 하면 새먹거리 찾기에 고군분투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쥐띠 오너 들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포진해 있다.

대표적인 쥐띠 CEO중에는 1960년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눈에 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기업 경영철학인 ‘사회적 가치’를 그룹 내에서 본격적으로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도 이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경제적 성장을 이끄는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반도체, 통신, 정유 사업에 이어 SK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온 바이오 사업의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발작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2020년 중 미국 시장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SK바이오팜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한해를 보낼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1960년생)은 올해 환갑을 맞는 쥐띠 총수다. 유전병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로 재계 활동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이 회장이 다시금 경영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CJ그룹이 최근 잇단 기업합병(M&A)으로 채무가 급증해 경영이 악화되자 이 회장은 그룹 자산을 매각하면서 재정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식품업체이던 CJ그룹을 국내 최대의 생활문화기업으로 일궈낸 이 회장에게 올해는 숨을 고르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CJ는 지난달 말 발표한 정기 임원 인사와 함께 지주사 조직개편을 단행해 기존 실을 폐지하고 팀제로 전환하는 등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했다. 악화된 재무구조로 뒤숭숭한 사내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1972년생 쥐띠로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으로 업계에 입문했다. 2000년 상무로 승진한 후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신세계조선호텔에서 프로젝트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9년 12월에 신세계 부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15년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의 리더쉽은 조선호텔에서 신세계로 자리를 옮기고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 뷰티편집숍 ‘시코르’ 등을 한국으로 들여와 잇따라 성공했다. 특히 시코르의 경우 2016년 대구점을 시작으로 최근 ‘시코르 홍대점’ 매장을 추가하며 3년 만에 30호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정 사장은 면세점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세계 면세점은 3분기 영업이익은 9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6.6% 성장률을 기록하며 그룹의 ‘핵’으로 떠올랐다. 특히 오는 8월 면세사업의 상징적 공간인 인천공항 1 여객터미널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임대차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정 사장은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승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왼쪽부터) 농심 박준 부회장,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사진제공 = 각사

이외에도 쥐띠 경영인들이 분주한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박준 농심 부회장은 1948년생 쥐띠로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농심에 입사해 해외사업부장, 국제영업본부장, 국제사업총괄사장 등을 거쳐 온 인물이다. 해외사업에 관심이 많고, 정통해 농심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해온 중심축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일본·중국에서 신라면 등을 앞세워 농심의 브랜드를 높이며 사업을 키워왔다. 2017년에는 미국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 입점을 성사시키며 그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해외사업에 능통한 박 부회장은 농심의 미국 사업과 중국 사업에 열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도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 코로나에 제2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캘리포니아 공장을 중심으로 미국 내 물류거점과 유통채널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는 1960년생 쥐띠로 1986년 롯데제과로 입사한 뒤 지난 2009년부터 롯데푸드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과 파스퇴르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롯데푸드 수장인 조 대표에게 2020년은 매우 중요한 해다. 빙과·육가공 부문 실적 부진이 롯데푸드 전체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푸드의 매출액은 1조3694억원으로 2018년 대비 2.0% 감소했다. 동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83억원, 370억원으로 동기간 대비 각각 27.1%, 15.3% 떨어졌다.

롯데푸드는 가정간편식(HMR) 제품군을 확대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23년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조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김천 육가공 공장을 가정간편식(HMR) 생산 공장으로 바꿔 핵심 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조경수 대표가 이끄는 롯데푸드가 연평균 10%씩 성장하는 간편식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도 1960년생으로 1985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현대백화점 목동점장, 상품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패션분야 ‘한섬’에서 대표이사직을 역임했다.

김형종 사장은 취임과 함께 신규 출점 점포의 ‘안정화’라는 중대한 과제를 수행하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6월, 11월에 각각 대전과 남양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한다. 또한 내년 초에는 서울 최대 규모 사이즈를 자랑하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8년간 ‘패션통’으로 일한 김 대표가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혁신 경영을 이루고 오랜 관록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안정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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