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방치하면 또 다른 음성질환 동반…보톡스 주입·음성언어치료로 개선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온 몸은 물론, 목소리도 떨리기 십상이다. 그런데 만약 추위와 관계없이 평소에도 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낸다면 이는 음성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목소리를 구성하는 음질, 높이, 크기, 지속시간 등에 문제가 있다면 ‘발성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안철민 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의 질병 세분류(4단 상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년~2018년) 발성장애 환자는 2014년 7212명에서 2018년 1만588명으로 약 46.7% 증가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 연축성 발성장애는 말을 할 때마다 목소리가 우는 듯 덜덜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주로 20~30대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떨리는 목소리를 긴장 탓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도한 목소리 떨림은 분명한 음성질환인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이에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추위로 인해 떨리는 목소리는 몸 전체가 떨리는 과정에서 입 근육도 함께 떨리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 소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추위가 해결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며, “그러나 연축성 발성장애는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성대 근육 자체가 긴장해 소리를 내는 과정에서부터 이상이 생기는 것인 만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외부환경 관계없이 떨리고, 끊기고, 거칠어지는 목소리…‘연축성 발성장애’ 의심

연축은 1회의 자극으로 근육이 오그라들었다 이완되면서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으로, 연축성 발성장애는 목소리를 만드는 후두의 근육들에 반복적으로 불규칙한 경련이 오면서 목소리의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일상 대화를 할 때도 목소리 떨림 증상을 제어할 수 없고, 쉰 목소리와 같은 비정상적인 소리가 동반된다.

주로 20~30대 여성들에게 나타나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성대 근육을 조절하는 뇌신경계 이상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본인도 모르게 성대 근육에 힘을 주고 말하는 습관이 있거나 자신의 음역대에 맞지 않는 과도한 목소리 사용으로 성대 근육을 긴장시키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면접이나 발표 등 긴장 상태에서 나타나는 목소리 떨림과는 달리, 불규칙한 특징을 보이며, ‘ㅅ’, ‘ㅎ’ 받침을 가진 단어의 발음이 잘 안 되고, 목소리의 톤이 일정치 않고, 가성과 진성을 넘나든다. 또한 바람이 새는 듯한 소리가 나고, 노래를 부를 경우 특정 음역대에서 소리가 뒤집어지거나 끊김이 나타난다.

◇ 보톡스 주입으로 떨리는 근육 제어…음성언어치료 병행으로 발성습관 개선해야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소리 떨림 증상을 단순한 긴장 탓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축성 발성장애를 방치하면 근긴장성 발성장애와 같은 또 다른 음성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목소리 떨림을 제어하기 위해 본인도 모르게 소리를 낼 때 성대와 그 주변 근육에 힘을 주는 등의 발성습관을 반복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 근육에 선택적으로 보톡스를 주입하는 보톡스 주입술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본인도 모르게 성대 근육에 힘을 주는 잘못된 발성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음성언어치료를 병행하면 보다 빠르게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안철민 원장은 “긴장이나 추위 등 외부 환경에 관계 없이 일상 대화를 할 때도 목소리 떨림이나 끊김이 나타난다면 이는 연축성 발성질환을 알리는 신호”라며, “특히 일상생활에서조차 특정 단어의 발음이 잘 되지 않고, 목소리 떨림과 끊김이 나타난다면 연축성 발성장애가 이미 심한 상태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방치는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익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