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시청자들의 욕구를 대리만족 시켜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예능 프로그램들. 그 중 시청자들의 경험을 대신 해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먼저 JTBC '이태리 오징어순대집'은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자신의 고향인 이태리 미라노로 돌아가 한국에서 즐겨먹던 한식 메뉴를 기반으로 한식당을 오픈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예능이지만 한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알게 된 한식의 매력을 해외에 알린다는 공익성이 있다. 또한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한식을 홍보하는 형태가 아니라 외국인이 직접 한식의 현지화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식당 오픈 전 시식회를 여는 것부터 실제 운영을 하는 모습까지 담고 있다. 첫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처음에는 6부작으로 기획됐으나 현재는 시즌 2 제작까지 확정된 상태다.

더불어 채널A '도시어부'도 대리 만족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평소 낚시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낚시를 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낚시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대리만족 예능으로 꼽히고 있다. 몇몇 출연자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지만 시즌 1에 이어 시즌 2까지 순조롭게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MBC '구해줘 홈즈'도 대리만족 예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롭게 집을 구해야 하는 이들의 사연을 받아 그를 토대로 출연자들이 집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덕팀과 복팀으로 나눠 서로 부동산 매물 경쟁을 하는 구도지만 집의 구조와 가격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부동산 시세를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정보 제공을 하고 있다. 일요일 오후 10시 35분으로 방송 시간이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시청자의 니즈를 대신 체험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와 화제성을 잡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정보 제공과 간접체험을 하며 일종의 욕구 충족을 시켜주는 것이다.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화제성과 재미 모두를 잡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추세다. 단순하게 재미를 전달하는 과거의 예능 프로그램과 차이를 보인다. 요 몇 년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는 관찰 예능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대리 만족 프로그램은 제 3자의 입장에서 그를 관찰하긴 하나 시행착오를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는 데에 의이가 있다. 단순하게 실패와 성공의 과정만을 그리지 않는다. 더불어 부동산 시세처럼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정보들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신뢰감 또한 높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이 모두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MBC에브리원 에서 방송된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경력 53년의 장인 이발사와 헤어 디자이너가 연예인 크루들과 함께 스페인에 미용실을 개업하고 영업하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이지만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tvN '강식당', '윤식당' 같은 경우에는 출연자가 요리에 일가견이 있거나 관심이 많은 것을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익히 알려진 바 있어 관련성이 있지만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아니었다. 출연자 선정 이유가 다소 동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다. 더불어 해외에 헤어샵을 운영한다는 점 또한 공감이 떨어지는 요소 중 하나다. 특색이 없다는 평가 또한 받으며 시청률 1.8%에 그쳤다.

이러한 사례들로 정리해 보자면 대리만족 예능의 포인트는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맥락 없이 이어지는 시행착오의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한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대한 문제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여러 포인트를 배치하지만 방송의 특성상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단점은 생략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보여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구해줘 홈즈, '도시어부2', '이태리 오징어순대집', '세빌리아의 이발사' 포스터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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