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호주 산불, 역대 최악의 화재
호주 산불, 8명 숨지고 2명 실종
역대 최악의 호주 산불이 발생해 18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창욱 기자] 호주 남동부 지역에 최악의 산불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일(현지시간) 자동차 안에서 발견된 2명의 희생자를 포함해 지난달 30일부터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에서만 최소 8명이 화재로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희생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모두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변을 당했다.

이번 산불 시즌에만 현재까지 최소 18명이 숨졌으며, 남은 기간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산 피해도 상당하다. 산불로 인해 200여 가구가 파괴됐으며, 산불이 시작된 지난 11월부터 합치면 900채 이상의 가옥이 소실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화재로 인한 피해가 악화하면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는 비난이 거세졌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 국민 대다수는 산불을 촉발한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기후 변화 문제를 시급한 위협으로 보고, 정부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는 산불의 원인보다는 화재 피해 대응과 호주 기업 보호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이번 화재가 역대 최악의 재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호주는 과거부터 이와 비슷한 재해를 겪어왔다며 에둘러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앞서 모리슨 총리는 지난달에도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지적하며 석탄 산업 감축을 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를 단칼에 거부한 바 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전 세계 석탄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모리슨 정부 관료들도 화재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모리슨 총리와 맥을 같이 했다.

이에 리처드 디 나테일 호주 녹색당 대표는 의회 회기가 시작하는 대로 이번 산불에 대한 책임을 조사하기 위한 왕립조사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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