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표예진이 'VIP'에서 온유리로 분한 소감에 대해 밝혔다. 온유리는 내성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들풀 같은 강인한 성격을 지닌 VIP 전담팀 사원이다. 이에 대해 표예진은 "(온)유리가 남들에게 욕을 먹고 미움을 사지만 그걸 꿋꿋하게 이겨내고 버텨내는 단단한 모습은 나에게도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드라마 종영 소감부터 이야기해 본다면.

"'VIP' 같은 작품에서 하고 싶었던 역할을 완벽한 팀과 해서 좋았다.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 사전제작은 이번이 처음이었을 텐데.

"드라마 현장에서 주 52시간을 지켜서 일을 할 수 있는 게 놀라웠다. 근무시간이 일정하니까 현장이 굉장히 건강하기도 했다. 드라마 찍으면서 이렇게까지 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4-5일 쉴 때도 있었다. 쉬는 시간도 충분하고 준비할 시간도 충분하다 보니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 방송 볼 때는 어땠나.

"시청자 입장에서 볼 수 있었다. 사전제작이 아닐 때는 방송 보면서 다음 연기는 이렇게 해야지 생각하기도 했는데 다 찍고 보니까 나정선(장나라)에 몰입해서 보기도 했다. 편집된 걸 보는 건 또 다르게 느껴졌다"

- 온유리는 내연녀였다. 설정이 부담스럽진 않았나.

"사실 불륜이라는 소재를 그렇게 크게 느끼지 못했다. 연기할 때 유리의 삶이랑 캐릭터 자체에 집중했는데 첫 회부터 불륜 소재가 부각되니까 놀랐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 드라마는 각자에게 사정이 있고 남을 다 알 수 없는 개개인의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 그럼 온유리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뭔가.

"처음에 시놉을 봤을 땐 박성준(이상윤)를 만나는 여자인지 몰랐다. 온유리에 대한 설명만 있었다. 그걸 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미팅 때 감독님이 얘기해줬다. 그래서 놀라긴 했지만 재밌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탄탄하고 섬세한 감정변화를 보여주는데 이게 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서 모두 공감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 시청자 반응도 많이 찾아봤나.

"중간부터는 잘 안 보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많이 전해줬다. 욕도 많았지만 온유리와 박성준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들이 속상했다. 1회부터 정선의 감정선을 따라가면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상처받진 않았지만 유리를 연기하는 입장에서 이해받지 못하는 건 내가 전달을 잘 못한 거 같아서 그게 좀 속상했다."

- 가족이나 주변 반응은 어땠나.

"아무한테도 반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 했다. 그래서 부모님은 보시다가 정말 놀라기도 했다. 엄마는 걱정되니까 한숨 쉬면서 드라마를 봤고 친구들은 미리 안 알려줬다고 배신감 느껴진다면서 욕을 많이 하더라. 지금도 표예진이라고 안 하고 하유리라고 부른다(웃음)"

- 그래도 이번 역할로 얼굴을 확실히 알렸다. 인기를 체감한 적 있나.

"길이나 음식점에서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도 꼭 본방사수 해주세요'라고 얘기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얘기한 날 나는 정선한테 이혼해 달라고 했다(웃음)"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궁금하다.

"정선이 불륜 상대를 미나(곽선영)와 유리를 놓고 의심할 때 식당에서 불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장면이 있다. 그때 현장에서 긴장감이 엄청났던 게 기억이 난다. 방송으로 봐도 그 긴장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숨 막힌다는 생각까지 했다"

- 그러고 보면 유리는 온유리에서 하유리로 바뀐다. 스타일 자체가 바뀌는데.

"온유리는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옷도 네 벌 정도를 돌려 입고 까만 고무줄로 머리를 묶고 사복도 낡은 느낌의 구제 옷들로 준비했었다. 그렇지만 하유리는 짧은 치마나 하이힐로 스타일 변화를 줬다. 당당해진 위치를 보여주고 싶었다"

- 감정적인 변화는 어땠나.

"유리가 확 바뀌는 건 드라마 후반부지만 처음부터 온유리에게 쌓여온 것들이 많기 때문에 하유리로 바뀐 것 같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중간에 그런 것들이 미묘하게 느껴지는 신들이 있다. 택시에서 쾌감을 느낀다거나 립스틱을 처음 사면서 좋아하는 모습들이 쌓여서 유리가 변한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이번 드라마로 확실한 변신을 보여준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당연하지만 연기를 잘하고 싶은 게 목표다. 그래서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였으면 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가 하나씩 쌓여서 나중에는 연기로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사진=팬스타즈컴퍼니 제공

최지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