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도전적 시도엔 박수를
[리뷰]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도전적 시도엔 박수를
  • 정진영 기자
  • 승인 2020.01.05 00:31
  • 수정 2020-01-05 0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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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연극 속 주인공들을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매치시키고 연극 속 연극으로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작·연출은 김명화 작가가 했다. 어느 날 젊은 연극인들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에 저마다의 상처를 지닌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의 이름은 디오니소스. 본명은 아니지만 카페에서는 그렇게 통한다. 카페에서 일하는 이들과 카페를 찾는 이들은 모두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에게서 딴 예명을 가지고 있다.

이 날 카페 디오니소스에서는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손님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더 많은 손님들을 오게 하려는 10분 여의 연극이다. 이 연극은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와 아폴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약 90분 간의 러닝타임 내내 연극은 수천 년 전 존재했던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들과 또 이들처럼 존재와 사랑, 삶에 고뇌하는 현재의 인물들을 교차시키며 교점을 찾는다. 그런 과정에서 평범한 바의 사장이 갑자기 실제 디오니소스가 되기도 하고 도박 빚에 허덕이는 인물이 비상과 추락 사이의 이카루스가 되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의 접점을 찾아 보편성을 획득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산만한 전개는 아쉽다. 내용보다 형식에 더 공을 들인 듯 인물들의 감정선과 태도는 이따금씩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널을 뛰고 이들의 서사는 지나치게 상투적이다. '내 여자', '남의 여자', '계집질' 같은 여성에 대한 구시대적인 표현도 아쉬움을 자아낸다.

다만 이 같은 내용상의 엉성함 때문에 오히려 그 빈틈을 채우는 배우들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극 중반에 등장해 순식간에 관객들을 집중시키는 명계남의 맛깔나는 연기부터 양동탁, 박희은, 서정식, 노준영 등 배우들의 신화와 현재를 오가는 몰입도 있는 연기가 일품이다.

연극인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라 연극에 대한 토론과 설명이 작품에 여러 차례 등장한다. 때문에 연극계에 몸 담고 있거나 이 분야를 지망하는 이들은 한 번쯤 볼 만하다.

오는 12일까지. 화요일~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오후 4시.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만 13세 이상. 90분.

사진='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