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너 2세들 상속세 불복 심판 청구 수면 위
지난해 연말 총수 일가 경영권 다툼 논란
오는 3월 주주총회 앞두고 안팎으로 시끌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범 한진가 안팎으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총수 일가 간 갈등이 재점화된 가운데 한진그룹 2세들의 상속세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오르며 한진가의 바람 잘 날 없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오너 2세들은 고(故) 조중훈 전 한진그룹 명예회장의 스위스 계좌 등 해외 재산에 대한 수백억 원대 상속세 부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 1년 6개월째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2018년 4월 조 전 명예회장의 스위스 계좌 재산과 프랑스 파리 부동산 등에 대해 상속세와 가산세를 명목으로 총 852억 원을 부과했다. 그리고 이후 같은해 5월 서울국세청은 당시 세무조사를 통해 한진가 2세들이 부친인 조 전 명예회장의 해외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조사했다.

당시 한진그룹은 한진가 5남매는 2018년 5월 국세청에 1차로 192억 원을 납부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향후 5년간 남매가 나눠 납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한진가 남매들은 조세심판원에 과세 처분 불복 심판 청구했다. 쟁점은 해외 자산의 존재를 몰랐다는 점이다. 한진가 5남매는 당시 해외자산의 존재를 몰랐다며 '고의적 탈세'가 아니라는 주장에서 조세심판원에 불복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과세 당국은 상속인들이 세금 부과를 피하고자 고의로 신고를 누락했다고 보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심판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진가 2세들의 상속세 문제가 불거지는 사이 지난해 말 한진가 3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권에 반기를 들면서 ‘남매의 난’이 촉발됐고,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의 ‘모자의 난’까지 논란이 일며 혼란스러운 연말을 보내야만 했다.

지난해 성탄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성탄절인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이 고문과 언쟁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무법인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선제공격에 나서자, 이와 관련해 이 고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과 이명희 고문 공동명의로 사과문을 내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명희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조원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화합'을 재차 강조했다.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100년을 향해 첫걸음을 떼려는 우리 앞에 아직 아무도 걸어본 적이 없는 흰 눈이 쌓여있다"며 "우리가 이제부터 걷는 걸음은 흰 눈 위에 남겨진 첫 발자국처럼 대한항공의 새 역사에 새겨질 의미 있는 발자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그 길을 걷는다면 기쁨과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눈길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동료가 있더라도 서로 일으켜주고 부축해주면서 함께 새 미래를 향해 걸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총수 일가를 둘러싼 다툼을 의식해 이를 봉합하기 위한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특히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 종료된다. 재선임 되기 위해서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우호지분을 확보해야해 가족들과의 끈끈한 협업이 중요한 상황이다.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각각 6.52%와 6.49%로 두 사람의 지분율 차이는 0.03%포인트에 불과하다.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분은 6.47%, 어머니 이 고문은 5.31%로 이 둘이 사실상 열쇠를 쥔 상황이다. 때문에 재계 안팎에선 조 회장이 우호 지분의 이탈을 막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 가족 간의 화합을 꾀하는 모양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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