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빈스 카터의 농구 인생 22년이 주는 메시지 [기자의 눈]
NBA 빈스 카터의 농구 인생 22년이 주는 메시지 [기자의 눈]
  • 박종민 기자
  • 승인 2020.01.06 17:47
  • 수정 2020-01-06 17:54
  • 댓글 0

NBA 빈스 카터가 서로 다른 4개의 연대(Decade)를 뛴 최초의 선수가 됐다. /NBA 트위터
NBA 빈스 카터가 서로 다른 4개의 연대(Decade)를 뛴 최초의 선수가 됐다. /NBA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로버트 패리시(67)가 1997년 시카고 불스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서자 고(故) 한창도 해설위원은 “농구의 증조할아버지다”라고 했다. 1953년생인 패리시의 당시 나이는 44세. 1977년생으로 올해도 뛰고 있는 빈스 카터(43ㆍ애틀랜타 호크스)와 비슷하다.

1998년 데뷔한 카터는 5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NBA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경기 1쿼터 종료 6분 30초를 남기고 코트에 섰다. 1990년대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까지 4개의 연대(Decade)를 경험한 최초의 NBA 선수로 기록됐다. 2000년 하킴 올라주원(57)을 상대로 결승 덩크를 꽂은 그는 2001년 프리시즌 때 마이클 조던(57)과 첫 맞대결을 벌였다. 코비 브라이언트(42), 앨런 아이버슨(45), 트레이시 맥그레이디(41), 르브론 제임스(36), 케빈 듀란트(32), 스테판 커리(32)와도 경쟁해왔고, 지금은 자신의 데뷔 해에 태어난 트레이 영(22)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카터는 지난 22년 동안 숱한 편견과 싸웠다. 2000년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역회전 윈드밀 덩크로 농구 팬들을 놀라게 했지만, 화려한 운동 능력에 비해 슈팅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데뷔 첫 해 3점슛 성공률 28.8%(0.4/1.3)에 그쳤던 카터는 부단히 노력해 3년 차에 40.8%(2.2/5.3)로 끌어 올렸다. 그의 통산 3점슛 성공 개수는 2259개(역대 6위)다.

브라이언트, 아이버슨, 맥그레이디 등 포스트 조던 세대 중 공격 루틴이 단조로워 단명할 것이란 비판을 받았으나 오히려 가장 오래 살아 남은 선수가 됐다. 다른 세 선수에 비해 낙천적인 성격으로 “승부욕이 부족하다”는 말도 들었고 심지어 2004년엔 태업 논란에도 휩싸였다. 하지만 당시 미군방송채널(AFKN) 등으로 봤던 그의 클러치 샷은 어림 잡아 15회를 훌쩍 넘는다. 22년 간 현역 생활을 이어간 데에도 승부욕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슈팅력과 승부욕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이제 ‘3점슛을 가장 잘 쏘고 승부욕이 넘친다’는 칭찬으로 바뀌었다. 카터는 ‘꾸준한 선수’가 됐다. 스포츠판에선 신인 시절 카터처럼 여러 편견에 휩싸인 선수들이 많다. 결국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편견 탓에 주저 앉으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되는 것이고, 노력으로 맞서 편견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면 훌륭한 선수로 남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살면서 편견과 싸워야 하는 숱한 순간들을 마주한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조현병 환자이지만 노벨상을 받은 故 존 내시의 일생을 다루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편견 극복의 용기를 준다. 카터나 내시의 수준이 아니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우리네 인생에서도 편견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