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인기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가 인기다. 전문직 드라마는 해당 직종 종사자들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자극을 선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사람 간의 관계와 로맨스 등을 적절히 버무린 드라마 내용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왔기 때문에 화제를 가져오기도 했다. '하얀거탑', '뉴하트', '파스타' 등의 전문직종을 다룬 드라마가 최고시청률 20%를 넘으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 중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전문직 드라마다. 시즌 1이 최고시청률 27.6%까지 오르며 인기를 얻은 바 있어 이번 시즌 2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닥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형 응급 외상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하는 외과의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시즌 2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안효섭(서우진)과 이성경(차은재)를 통해 청춘의 성장 이야기도 함께 그린다. 수술을 하거나 응급 환자 처치를 하는 신에서 전문성을 느낄 수 있지만 병원의 안정적인 운영보다 의사관, 가치관을 더 중요하게 다루는 모습에서 돌담병원은 극적인 모습이 강한 가상의 병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유인식PD는 "돌담병원이라는 곳이 사실 실존하기 힘든 병원이다. 그저 이런 병원이 어딘가에는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등장하는 인물들이 필사적으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다. 병원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업인들의 고민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JTBC '검사내전'도 전문직 드라마 중 하나다. 화려한 법조계를 다룬 것이 아닌 지방도시 진영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갖고 있기 보다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고 있다.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거나 젊어지고 싶은 마음에 유행어를 구사하고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모습을 담았다. 직업이 검사일 뿐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직장인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정려원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오히려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기존의 검사직을 다룬 드라마와는 차이가 있다.

tvN '블랙독'도 마찬가지다.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고하늘(서현진)이 우리 삶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학교 내 여러 선생님들의 모습을 통해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의 미묘한 신분 차이를 다루고 있다. 그 동안 여러 학교 드라마에서 다룬 사제간의 이야기보다는 직장 내 정규직과 계약직의 관계를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로 투영했다. 이에 대해 황준혁PD는 "학원물보다 직업물에 가까운 이야기다. 드라마 제작을 위해 많은 선생님들을 취재했는데 알고 있는 부분보다 인간적인 모습이 많았다"며 "지금까지는 학부형이나 학생, 학창시절의 관점으로 교사들을 바라봤다면 '블랙독'에서는 같이 호흡하고 아이들을 키워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현진 역시 "같은 교사임에도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 사이에 차별이 있고 하대가 있다"며 "학교 다닐 때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 사이에 차별이 있다는 걸 몰랐기 때문에 사실을 알고 나니 더 충격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수의 드라마가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많은 제작비와 소위 흥행이 보장된 스타를 앞세우기 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에 대해 다루며 공감을 얻고 있다. 전문직이 갖고 있는 특이점에 대해 다루기보다는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최근 인기를 얻은 드라마가 대부분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높은 공감을 산 바 있어 전문직 드라마도 이 대세를 따라가는 추세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전문직 드라마에서도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에 대해 다루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은 중요하다. 공감이 바로 드라마 인기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다만 감동을 종용하기 위해 억지스럽게 끼워 맞춘 감성팔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해 다루는 것이 기본 바탕이기 때문에 현실성 있는 고증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 JTBC '검사내전', tvN '블랙독' 포스터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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