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이란이 8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불안해졌다. 이에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에 불안감이 커졌다. 

미국 사살 공습이 있었던 2일(현지시간) 이후 급등했던 국가유가는 6~7일 하락하며 안정세를 찾는 듯 했으나, 이날 이란의 보복 선포로 다시 격랑 속에 빠졌다. 

이란 보복 소식에 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일보다 2.6달러 오른 배럴당 65.30달러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으면 유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또한, 이란이 중동 내 미국 우방국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한 우려감이 가중됐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이 국지적으로 충돌한 후 외교적 협상을 이어나갈 확률이 높다"며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유가는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석유화학 공장. /사진=에쓰오일 제공

국내 정유·화학 업계는 세계 경기 침체로 업계 불황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므로 전운이 고조하는 상황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들은 전 세계 수요량의 30%에 달하는 원유 중 대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보낸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70%에 달한다.

아직 석유 수급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는 않았으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중동 내 미국 우방국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이 석유 시설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석유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그러나 중동 리스크가 계속 확대하면 불안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미국·이란 사태가 장기화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석유 제품 수요에 부정적"이라며 "중동 이슈 격화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들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이란과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 영업 지점들에 파견 중인 주재원들의 비상연락망 운영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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