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세계 강남점, 2019년 매출 2조원 달성... '전통 강호' 롯데 소공, 명품 강화 및 내부 혁신으로 재도약
신세계 강남점이 지난해 국내 백화점 단일점포 최초로 연매출 2조원들 달성했다. / 사진 제공 = 신세계백화점

[한스경제 변세영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지난해 국내 단일 점포 사상 최초로 누적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백화점 업계 큰형님 격인 롯데백화점 소공점을 완벽하게 따돌리며 국내 최대 백화점으로 우뚝 섰다는 평가다. 1위를 탈환하기 위한 롯데백화점의 반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두 매장 사이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2000년 개점한 뒤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매출 2조원은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영국 런던 ‘해러즈’, 일본 도쿄 ‘이세탄’ 등 세계 최고 백화점만 달성할 수 있는 꿈의 숫자로 불렸다. 신세계는 매출 2조원을 발판삼아 세계를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안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가 2조원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매장 증축’이 크게 한몫했다. 지난 2016년 5만5500㎡였던 신세계 강남점은 증축 이후 매장 규모가 8만6500㎡로 55% 이상 넓어졌다. 매장이 커지면서 증축 이전 1조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연 매출도 덩달아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사람들로 붐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 사진 = 변세영 기자

브랜드 위주의 백화점에서 탈피해 ‘전문관’ 제도를 도입한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상품을 품목별로 묶어 고객이 한눈에 다양한 제품들의 품질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만들었다. 명품화 전략도 주요한 매출 상승 요인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을 비롯해 젊은 층 사이에서 떠오르는 고야드, 발렌시아가, 톰브라운 등 트렌드 라인을 구축했다. 그러자 명품 매출 비중이 약 40%까지 치솟아 일반 점포 평균(10%)의 4배를 넘어섰다. 신세계는 앞으로도 다양한 명품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프리미엄 수요를 잡겠다는 각오다.

신세계 강남점에 1위를 내준 롯데백화점 소공점은 변화를 통한 개혁으로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롯데 소공점은 지난 2017년 신세계 강남점에 38년 동안 지켜온 1등 백화점의 타이틀을 내어준 뒤 줄곧 연매출 1조8000억원을 상회하며 2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이 선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공간 혁신’이다. 지난 1979년 12월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시작한 롯데백화점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백화점 1층=화장품 매장’의 공식을 깨고 명품 매장 배치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여성 의류, 남성 의류 층으로 대표됐던 2층과 5층을 각각 여성용 명품과 남성용 명품으로 힘을 줄 전망이다.

1979년 12월 롯데백화점 전신 롯데 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소공점) 개점식 모습 / 사진 제공 = 롯데쇼핑

특화 공간 조성의 일환으로 롯데 소공점 에비뉴엘 9층에는 휴식공간이 들어선다.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쇼핑하는 공간에서 힐링과 여가 등 라이프스타일을 영유하는 공간으로 바꿔 고객을 모으기 위해서다. 야외 테라스를 오픈형 집객 공간으로 활용해 실질적인 체류시간을 늘리고 매출 상승을 도모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소비의 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 롯데백화점은 내부에서부터 젊어지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백화점을 위해 '조직문화' 혁신에 돌입했다.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MTT)' 제도를 도입해 밀레니얼 세대 주력인 만 24~39세 직원이 경영진에게 '젊은 문화'를 전수하는 멘토 역할 수행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핵심 고객층으로 등극한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을 배우고 현업에 적용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고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오프라인 백화점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라면서 “판단의 기준을 고객에 맞춰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도입하는 자가 결국 1등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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