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최근 엔터계의 트렌드는 '1인 기획사'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에 속했던 스타들이 계약 만료 후 회사에서 나와 자립을 선언했다. 회사 규모는 작아지지만 자신이 원하는 활동 방향을 비교적 명확하게 구현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스타들이 선호한다는 1인 기획사. 그렇다면 스타 사장님들의 지난 해 실적과 올해 전망은 어떨까.

가수 싸이(왼쪽)와 임창정.

■ '대표님' 된 싸이·임창정, 자리잡기 성공적

지난 해 1인 기획사를 설립한 대표적인 스타로는 싸이가 있다. 싸이는 오랜 시간 함께했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피네이션이라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를 설립했다. 이후 피네이션은 현아, 던, 제시, 크러쉬 등 가요계의 핫한 아이콘들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순식간에 중형 기획사급으로 성장했다. 회사 설립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아, 던, 크러쉬 등 세 명의 스타를 한 해에 컴백시키며 그야말로 '열일'했다는 평가다.

임창정 역시 소속사였던 nhemg를 떠나 예스 아이엠 컴퍼니를 세웠다. 예스아이엠 컴퍼니는 매니지먼트는 물론 음악, 영화,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의 다양한 분야를 영위하고 플레이어 센터, 트레이닝 센터 등을 마련해 아티스트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임창정은 연예계를 대표하는 요식업 종사자 가운데 하나. 때문에 임창정의 모서리족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예스아이엠 에프엔비와 임창정의 소주한잔을 운영하는 예스아이엠 브라더스 등도 계열사로 두게 됐다.

임창정은 예스아이엠 플레이어 센터와 트레이닝 센터에서 육성한 아티스트를 엔터테인먼트부에서 기획 및 제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게끔 하고 에프엔비와 브라더스가 PPL로 참여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내부에서 다양한 협업을 이루게 할 계획이다. 먼저 글로벌 스타 양성 사관학교 콘셉트의 콘텐츠 '예스 아이 캔'을 기획,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하고 있다. 정준호, 오지호, 김조한, 이상민, 송지은, 김형준, 공민지, 유세윤 등 많은 스타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현.

■ 다시 회사로… 1인 기획사 접은 스타들

이런 한편 1인 기획사 활동을 접고 다시 회사 소속 연예인으로 돌아간 스타들도 있다. 지난 해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인 나무엑터스와 손잡은 서현이 대표적. 서현은 지난 2007년 걸 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한 이후 그룹 활동은 물론 솔로 가수와 연기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2017년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만료되자 서현은 1인 기획사 형태로 활동을 전개했다. 기본적으로 매니지먼트 계약은 맺지 않고 필요한 경우에 따라 매니지먼트 대행이나 에이전시 계약을 통해 활동을 이어온 것. 나무엑터스에 새둥지를 틀고 배우로서 본격적인 출발선에 선 서현은 올해 JTBC 드라마 '안녕 드라큘라' 출연을 앞두고 있다.

가수 김태우와 남태현도 P&B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으로 새해를 맞았다. 김태우는 당초 소울샵엔터테인먼트를 차려 활동을 진행해왔는데, 지난 해 소울샵엔터테인먼트가 P&B엔터테인먼트에 인수합병됐다. 소울샵엔터테인먼트의 대표였던 김태우는 P&B엔터테인먼트에서 총괄 프로듀서 직함을 얻었다. 이번 인수합병은 김태우와 P&B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오랜 인연에서 비롯됐다. 김태우는 "15년 전에 나의 매니저로 인연을 맺은 김광선 대표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회사를 합치기로 결정했다"면서 "소속 가수로서 뿐만 아니라 총괄 프로듀서로서도 음악적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P&B엔터테인먼트는 그러면서 남태현이 소속된 밴드 사우스클럽도 품었다. 남태현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한 뒤 더 사우스라는 법인을 세우고 사우스클럽 활동을 영위해왔던 상황. 약 3년 간의 1인 기획사 생활을 접게 된 남태현은 더 사우스의 법인 해제 소식을 알리면서 "온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기쁘기도 하다"고 말했다.

씨엘.

■ 씨엘·전효성, 2020년 활동 기대해

갓 1인 기획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한 스타들도 있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 때부터 함께한 씨엘은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 후 곧바로 독자 활동을 선언하며 앨범을 발표했다.

씨엘의 경우 투애니원 해체 이후 YG엔터테인먼트에서 별다른 활동이 없어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미국 진출을 선언하며 지난 2015년 '헬로 비치스'를 내기도 했으나 이후로 솔로 앨범은 나오지 않았다. 독자 활동을 선언한 후 씨엘은 곧바로 '사랑의 이름으로'라는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에 목말랐던 팬들의 갈증을 채웠다. 이 앨범은 2016년 11월 25일 투애니원 해체부터 지난 해 11월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기 전까지 3년 여 간 작성한 씨엘의 일기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홍콩,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키르기스스탄 등 9개 국가의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과를 기록, 씨엘의 2020년 활동을 기대케 했다.

이전 소속사였던 TS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분쟁으로 오랜 시간 활동이 뜸했던 전효성 역시 1인 기획사 JHS를 설립하고 재도약에 나섰다. 전효성과 TS엔터테인먼트 사이의 법적 갈등은 지난 2017년 9월에 시작됐다. 약 2년 간의 법정 다툼 끝에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해 7월 전효성과 전 소속사(TS엔터테인먼트) 사이의 전속계약의 효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화해 권고 판결을 내렸고, 이에 대해 양측이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마무리됐다. 이에 전효성은 지난 해 11월 JHS라는 회사를 세우고 활동을 재개했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한 '스타라이트' 음원을 발표하고 팬미팅도 열었으며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제 전 소속사와 모든 분쟁이 종료된 만큼 올해에는 더욱 다양한 채널들에서 전효성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OSEN, 예스아이엠 컴퍼니, 씨엘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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