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NASA 출신, 현대차 합류해 '하늘길' 개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혁신과 비전에 동의
"항공사보다 자동차업체가 하늘길 승산"
신재원 현대자동차 UAM 사업부장(부사장)/사진=현대자동차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현대자동차가 도로 위를 넘어 하늘길 진출의 서막을 알린 가운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이끄는 신재원 부사장은 항공기 제조사 보다 자동차업체가 도심항공모빌리티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재원 부사장은 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도시 교통정체를 피해 하늘길로 다니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장은 열리게 돼 있고, 완성차 업체가 항공사보다 강점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현대차가 CES에서 제시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으로, 목적기반모빌리티(PBV)-허브(모빌리티환승거점)와 연계됐다. 현대차는 UAM을 미래 혁신사업으로 키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한층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원 부사장은 "대도시 교통 문제가 더 심해지면서 수요가 커지고 시장이 형성되겠지만, 언제 폭발적으로 열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각국 정부가 이에 대비해서 서비스가 작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자율주행과 배터리 기술이 많이 발전하면 2035년께면 대중의 수용도, 기술, 규제 문제가 해결되며 급격하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UAM 상용화 시점에 관해 그는 "업계에서는 2023년 시범 운영한다는 우버 계획을 표준이라고 본다"며 "다만, 승객이 4∼6명이 타고 조종사가 있으며 도시 일정 지점에서 공항까지 이동하는 매우 한정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재원 부사장은 대량생산 능력을 이유로 자동차를 만드는 현대차그룹이 항공기 제조사에 비해 도심항공모빌리티에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UAM이 상용화되면 샌프란시스코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하루 수백차례 운항할 것이므로 비행체가 자동차와 같은 속도로 생산돼야 하는데 항공사들은 지금 공정이나 기술로는 대량생산이 어렵다"며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이런 점에서 관심을 두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 부사장은 지금은 업종간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로, UAM은 자동차나 항공기 제조사가 함께 뛰어들만한 종합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에 관해선 "개인용 비행체(PAV) 뿐 아니라 도심용 새로운 항법, 이착륙장 등 기반시설, 충전 기술 등을 모두 포괄하는 생태계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UAM을 '비행의 민주화'로 표현했다. 전용기가 있는 극소수가 아니더라도 우버나 택시를 원하는 때와 장소에서 부르듯이 하늘길 이동도 항공사 스케줄에 맞추지 않고 필요에 따라 하는 편리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용 개인용 비행체(PAV)는 "전기로 작동하고 수직 이착륙하며 소음이 크지 않은 소형 비행체여야 한다"고 정의했다.

현대차는 작년 9월 UAM 기술개발과 사업추진을 담당하는 조직을 만들고 신재원 부사장을 영입하며 항공모빌리티사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신 부사장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지니아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9년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입사해 워싱턴 D.C. 본부에서 항공연구총괄본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혁신 의지와 비전에 동의했고, 조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현대차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조직은 한국에 약 30명 규모로, 앞으로 인재를 영입하고 미국에도 연구개발(R&D) 센터를 차리려고 한다"며 "이 분야에 스타트업만 해도 100여개가 넘고 조직 규모가 수백명인 곳도 있지만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총체적인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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