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닥터 두리틀’(8일 개봉)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무공해 청정영화와 같다. 마치 동화 한 편을 보는 듯 순수함이 화면에 고스란히 표현된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착한’ 영화이지만 전형적인 스토리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닥터 두리틀’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마법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리틀(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왕국을 구하기 위해 동물들과 함께 놀라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치 어드벤처다.

두리틀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세상과 단절한 특별한 능력의 수의사다. 사람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살아온 그에게 어느 날 동물을 사랑하는 길을 잃은 소년 스터빈스(해리 콜렛)가 찾아온다. 스터빈스와 함께 두리틀을 찾아온 여왕의 시녀 레이디 로즈(카르멜 라니에도)는 빅토리아 여왕(제시 버클리)이 위독한 상황이라며 도움을 청한다. 두리틀은 결국 여왕의 목숨을 구할 열매를 얻기 위해 동물 친구들과 스터빈스와 함께 스펙터클한 여정을 떠난다.

영화 '닥터 두리틀' 리뷰.

이 과정 속 ‘눈호강’하는 장면들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광활한 배경과 동화 같은 마을, 바다, 숲 등 대자연의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모두 CG(컴퓨터 그래픽)로 구현된 동물 캐릭터들은 실제 동물들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구현된다. 동물 캐릭터 하나하나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은 두 차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시각 특수효과 감독 니콜라스 아이다디와 두 차례 오스카상을 수상한 시각 특수효과 감독 존 다이스라가 함께했다. 메가폰을 잡은 스티븐 개건 감독은 “빅토리아 시대라는 장엄한 테마를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동시에 원작 소설이 주는 끝없는 상상력의 아이디어들과 시각 특수효과 및 특수효과라는 현대적 기술의 균형을 맞추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모험 대서사시를 다룬 이 영화에는 매 장면 두리틀과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동물들이 함께한다. 여왕의 궁전에서 문어 레오나의 대형 어항에 고개를 들이미는 두리틀과 다람쥐 케빈을 수술하는 과정 등 동물과 인간이 상호작용하지 않는 장면을 찾기 힘들 정도다. 동물들의 움직임이나 털 하나까지 세심한 특징들이 어색함 없이 구현돼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말미에 등장하는 드래곤의 경우에는 스태프들이 곤충, 동물, 그리고 해양 생물을 참고하여 생물 발광현상을 적용해 만들었다.

초호화 ‘더빙’ 라인업도 영화의 재미다. 고릴라 치치 역 라미 말렉, 개 지프 역 톰 홀랜드, 여우 투투 역 마리옹 꼬띠아르, 기린 벳시 역 셀레나 고메즈, 오리 댑댑 역 옥타비아 스펜서, 타조 플림턴 역 쿠마일 난지아니, 북극곰 요시 역 존 시나, 호랑이 배리에는 랄프 파인즈, 앵무새 폴리는 엠마 톰슨이, 다람쥐 케빈 역에는 크레이그 로빈슨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다만 원작을 그대로 한 영화인만큼 다소 밋밋한 스토리가 아쉬움을 자아낸다. 100년 전인 휴 로프팅 작가의 원작 소설 ‘둘리틀 선생의 여행’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만큼 고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과 악으로 나뉘는 평면적인 캐릭터들과 권선징악적 결말, 우스꽝스러운 악인 등이 그 예다. 충분히 예상가능한 결말과 스토리 전개가 다소 지루하다.

온 가족이 모두 함께 볼만한 판타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착한’ 영화이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영화다. ‘아이언맨 ’어벤져스‘ 시리즈로 전세계적인 팬덤을 소유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인간적인 매력이 살아있다. 러닝타임 101분. 전체 관람가.

사진=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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